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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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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양자회담 35시간만에 시인>
○…3일 저녁 노태우 민정당당대표와의 단독회담이 일부신문에 보도된 뒤에도 『만난 사실이 없다』고 극구 부인해오던 이민우 신민당총재는 5일 상오 확대간부회의에서 양자회담내용을 스스로 설명함으로써 35시간만에야 시인.
이 총재는『김대중씨의 사면·복권은 요식행위만 남은 것이니 조속 단행해야한다고 하자 노 대표가 지금 그렇게 급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하더라』 면서 이 문제에 대한 민정당의 강경 입장을 설명.
이 총재는 노 대표의 발언내용은 그이상 밝히지 않고 자신의 발언내용만 공개, 『전대통령과 두 김씨의 회담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경륜 있는 우국지사끼리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것이 국민에게 신뢰감을 준다고 말했다』고 소개.
이 총재는 이어『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의 예를 들어 전두환 대통령이 개헌을 하고 물러나는 길만이 개인과 나라의 비극을 막는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공개.
이 총재는 또 「현직 대통령의 직선제 개헌후 재출마가능」발언과 관련, 『정치보복이 앞으로는 있어서는 안되며 모든 것은 국민의 심판에 의해 이뤄져야한다는 내 신념을 말한 것이라고 했다』면서『노 대표, 당신도 민심이 어떤가 생각해 보시오 라고 좀 심한 얘기까지 했다』고 강조.
이날 회담은 3일전 이종찬 민정당총무가 김동영 신민당총무에 연락, 이뤄졌는데 이총재는 앞으로는 공개리에 만나겠다고 언명.

<회담발표 내용 일부 다르다>
○…이민우 신민당총재가 자기와의 회동을 발표한 내용을 전해들은 노태우 민정당 대표위원은 5일 부분적으로, 또 어느 대목에서는 실제 있었던 대화내용과 다르게 발표됐다고 언급.
심명보 대변인은 『구체적으로 어느 대목이 사실과 다르냐』는 질문에『두분의 얘기니까 나도 구체적으로 어느 대목인지는 모르겠다』면서 『서로 공개치 않기로 약속한 것이라고 노 대표가 말하더라』고 전언.
심 대변인은『이 총재가 약속과 다르게 회동내용을 발표한데 대해 노 대표가 불쾌하게 생각하더냐』는 질문에 『감정을 나타낸 것은 없고 뭐라 말했는지 관심은 표시했다』고 설명.

<관례 깨고 이 문공이 발표>
○…노신영 국무총리의「국무회의활성화」지시에 따라 4일하오 4시부터 열린 하반기 첫 국무회의는 종래 1시간 남짓 걸리던 것과는 달리 2시간15분동안 열띤 토론.
회의내용발표도 종전에 문공부공보국장이 하던 관례를 깨고 정부대변인인 이원홍 문공장관이 직접 했는데 이 장관은 『국무회의가 종래 통상 상오11시에 열려 일부 국무위원들이 외빈과의 오찬약속 등으로 자리를 뜨는 등 충분한 시간이 없어 국정전반에 관한 의견개진이 안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고 개의시간 변경의 배경을 설명.
한편 노 국무총리는 5일 종합청사 후생관에서 있은 경제부처장관 및 관계자 조찬간담회에서 식당 벽에 걸린 산수화를 가리키며『사회가 하도 복잡해 산수도도 여럿이 함께 그려야 하는 것처럼 모든 일에 국무위원 전체가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
노 총리는 소나무·바위·사람을 각각 한 사람씩 맡아 따로 그릴경우 사전에 사물의 크기와 색깔을 조화 있게 결정해야한다』면서 『국무위원들도 이런 식으로 산수화를 그린다는 자세를 갖추라』고 당부.
노 총리는 또 『나무만 기른다는 자세에서 벗어나 숲 전체를 조성한다는 입장에서 대국민 자세를 갖도록 하자』고 역설.

<"민추협 계속 말라" 협박>
○… 민추협의 최형우 간사장과 박찬종 인권옹호위원장 한광옥 대변인은 최근 『사회혼란을 야기하는 민추협을 계속하면 신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등의 협박전화와 편지를 받고 있다면서 4일 서울지검에 수사를 의뢰.
최 간사장은『나에게는 6일까지 신문에 전향성명을 발표하라고 하더라』면서『그런다고 내가 겁을 먹으리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고 흥분.
박 의원은 『처족의 신상까지 너무 잘 알고 있는등 아무래도 조직적으로 이런 짓을 하는 사람들인 것 같다』며 『자유당 시절의 우익 테러단이 연상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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