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김씨 신민입당 아직 안개속에|전당대회앞둔 당내외 사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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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민당임시전당대회 (8월1∼2일)를 계기로한 김대중·김영삼씨의 입당설은 비민추의 끈질긴 요구와 두김씨 자신들의 「긍정적 즉답회피」 로 아직 속단할수 없으나 정가의 주시대상이 되고 있다.
막상 장본인들은 현재까지 입당원칙만 밝혔을뿐 임당시기등에대해선 확답을 않고 있는 실정인데도 이미 신민당주변을 비롯한 정가일각에선 기정사실로 받아들여 두김씨에게 「총재」「상임고문」「대통령후보」 등 입당후 명패까지 점쳐지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두김씨의 입당이 실현되면 정국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것은 틀림없다.
우선 민추협과 신민당이라는 야권의 이원적. 구조가 신민당우위또는 일원체제로 바뀌어 강력한 야당의 변모를 갖추게 될것임을 쉽게 예상할수있다.
아울러 두김씨의 입당은 두김씨가 지금까지의 「배후조종자」입장에서 「진두지휘자」 로 나선다는 점에서 신민당의 대여공세는 한층 무게를 더하게되고 그에 대응하는 폭 역시 체중을 더 싣게돼 양자가 맞부딪쳐 일으키는 바람은 자칫 큰 회오리가 될 위험성을 내포하고있다.
반면 진짜 실력자끼리의 대화가 이뤄질 소지가 마련될수도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정국안정의긍정적, 요소가 되리라는 전망도있다.
두사람의 입당은 또 오랜 맞수였던 양자간의 당권경쟁을 본격화할 계기가 될수도 있다.
벌써부터 두사람의 입당이 실현될 경우의 처우를 놓고 의견들이 분분하다. 김대중씨의 사면·복권여부에 따라 상황은 크게 달라지겠지만 대체로△두사람 모두상임고문△김영삼충재· 김대중명예총재 △김영삼총재· 김대중대통령후보△총재경선등의 안등이 나오고있다.
동교동계인사들은 김영삼총재안을 내세우면서 반대급부로 김대중대통령후보를 겨냥하는 반면 상도동계인사들은 김영삼총재안에는 수긍하면서도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 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양자간에 타협점이 쉽게 나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민우총재는 『창당때부터 두분을 상임고문으로 권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며 홍사덕대변인은『고문보다는 총재 상담역으로 모시기를 총재에게 권하고 있다』 고 말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문제등의 조정이양김 입당의 전제조건이며 따라서이번 전당대회까지의 입당을 선뜻 점칠수 없게하는 요소이기도하다.
김영삼씨는 『민주화가 최대목표인만큼 나는 어느것이 민주화투쟁을 위한 최선의 길이냐를 따져 행동한다. 입당문제도 그런 차원에서 결정할 것』 이라고 밝혀 가변적임을 시사했다.
김대중씨는 『전당대회까지는 앞으로 시간이 많이 남았으므로 좀더 검토해보자』 고 해 역시 확답을 피하고 있다.
두김씨의 입당을 요구하는 비민추의 속셈도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은것 같다. 지난 20, 22일 김대중·김영삼씨를 차례로 만난 비민추의 김재광씨는입당하든가, 배후조종을 맡든가 하라고 요구했다. 당외의 두김씨에 눌려 열세에 빠져있음은 물론 상대적으로 왜소화하고 있는 비민추보스들로서는 두김씨가 권한을 행사하는만큼 책임도 지는 체제라야 당내에서 두김씨와 직접 상대하는 지위의 상대적 격상을 기대할수도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현재의 2중지도체제를 일원화함으로써 두김씨의 주류와 비민추의 비주류라는 분포를 희망하는 것이다.
또 비민추일부에서는 김대중씨가 사면·복권이 안된 상태에서 두김씨의 입당이 과연 가능하겠느냐고 보고「입당하든가, 배후조종을 맡든가」택일을 요구함으로써 두김씨의 지나친 「내정간섭」을 줄여보자는 속셈이 있는게 아닌가 보여지기도 한다.
이철승· 김재광· 이기택· 신도환씨등은 『양김씨가 원격조종해서 신민당을 신탁통치하면서 책임은 안지려한다』 고 불평하면서 『당을 보강하고 결속하여 쇄신하기 위해선 두사람이 직접 당에 들어와야한다』 고 되뇌고 있다.
사실 사면·복권이 안된 김대중씨가 법률적으로 입당이 가능할까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있다.
김대중씨는 현재 20년형을 받고 신법치료를 이유로 형집행정지상태에 있다. 따라서 정당법42조 (정당원의 자격조항) 에 따라 정당원이 될수없으며 이를 위반할경우 3백만원이하의 벌금 또는3년이하의 징역에처하게돼있다.
정당원이 된다는 것이 법률적으로 입당원서를 내는 싯점이냐, 사실상의 당원활동을 하는 싯점이냐의 해석에따라 달라질수 있겠지만 김대중씨로서는 이런 상태에서의 입당이 새로운 법률적부담을 지게되는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입당할 경우에라도 자진 입당보다는 추대형식이 되지않겠느냐는 전방이다.
한편 민정당측도 이같은 두김씨의 입당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김대중씨에 대한 법적인 문제를 검토하는등 대책수립을 조용히 진행하고있다.
민정당은 21일 열린 당직자회의에서 두김씨의 입당문제를 거론, 『입당원서를 내기보다는 고문같은 자리에 추대돼 활동하지 않겠느냐』 고 전망하고 그럴경우 법적인 문제, 문제를 삼을지의 여부를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결론은 유보한 상태.
한 당직자는 『장내외라는 말은 장소의 개념이 아니다』라면서『장내에서도 장외활동을 한다면 신민당에「 들어가고 나오고 하는게 무슨 큰 의미가 있느냐』 고 말했다.
두김씨 자신은 사면·복권문제에 그리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태도다.
김영삼씨는 당초『사면·복권조치를 7월말까지 취하지 않을 경우 중대한 결심을 하겠다』 고 했는데 김대중씨는 『김영삼씨의 중대결심에는 나를 비롯한 미복권인사들이 당이 필요하다면 당의일원이 될수있다는 얘기였다』 고 부연설명했다.
특히 김영삼씨는『사면·복권은 이미 국민들이 시켜준것으로 요식행위만 남은 것이므로 무시해도좋다』 고 다시한번 강조했고, 김대중씨는 「작금의 우리둘에 대한 민정당의 태도를 보더라도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당이 현상태보다는 더 강화되고 거당적인 결속을 확립해야한다』 면서 『모든 문제를 의회정치와 정당정치차원에서 해결할수있는 체제를 갖춰야한다』 고 강조했다.
당 일부에서는 미복권·미사면상태이지만 당활동을 한 조윤형·손주항씨등의 선례가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입당을 하든 않든 두김씨로서는 입당설자체가 사면·복권문제를 다시한번 클로스업시키고 정부에 대해 재촉구·압력을 가하는 방법이 될수도 있다는 점에서 불리할게 없다.
그러나 양김씨 측근들은 오히려 두김씨의 전당대회를 전후한 입당에 회의적이다.
동교동계측근들은『당력보강은 김상현씨의 입당만을 의미』 하는 것으로 아직은 단계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상도동계측근들도 『사면· 복권이입당의 장애가 안된다는 말은 동교동계가 사면·복권에 너무 얽매여있는 듯한 인상이어서 그것을 해소하고 상도동계및 당의 부담을 덜기위한 발언』 이라고 대동교동용임을 시사했다.
양측은 모두 내년말까지로 시한을 설정해 놓은 민주화일정과 관련, 『아직은 시기가 아니다』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볼때 두김씨의 전당대회전후 입당은 여전히 유동적이라고 볼수밖에 없다. <허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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