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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포비아'의 틈새시장? 부유한 무슬림 관광객 끌어안는 중국의 실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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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촨에 위치한 중화회향(中華回鄕)문화원 [출처=신화통신]

중국이 자국 내에 무슬림 테마파크를 여는 등 무슬림 부유층을 겨냥한 틈새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이는 '무슬림포비아(무슬림 공포증)' 때문에 부유한 무슬림 고객이나 관광객을 잃는 국가들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12일 포린폴리시 온라인판 보도에 따르면 이달 아랍에미리트 항공은 중국 닝샤(寧夏)회족(回族) 자치구에 위치한 도시 인촨(銀川)과 직항로를 개설했다. 두바이에서 중국까지 한 번에 가는 하늘길이 열린 것이다.

회족은 중국 내에 거주하며 이슬람교를 신봉하는 소수민족이다. 7세기경부터 중국에 들어간 아라비아인이 중국 한족(漢族)들과 살면서 융화된 것이다. 회족은 중국 내 10대 소수민족 중 하나이며 회족 숫자는 1060만명으로 추산된다.

중국 정부는 상대적으로 베이징(北京)이나 상하이(上海)에 비해 낙후된 인촨을 무슬림 부유층을 위한 '문화여행지'로 만들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35억 달러(약 4조원)를 들여 중국-아랍권 국가간의 엑스포(무역박람회)를 개최하고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등 각종 활동에 나서고 있다. 무슬림 관광객들에 대응하기 위해 닝샤 회족 자치구에서만 3000여명의 학생들이 아랍어를 배우고 있다.

인촨에 위치한 중화회향(中華回鄕)문화원 [출처=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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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촨을 무슬림 문화와 교역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목표는 착착 진행중이다. 인촨 허둥(河東) 국제공항은 향후 요르단 암만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까지도 직항로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중국 정부는 궁극적으로 인촨을 중국 내에서 무슬림 문화가 집대성된 '세계 무슬림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는 자국 관광객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중국은 이슬람 문명과 실크로드를 통해 교류한 2000여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인촨은 그 접점 중의 하나이며 인촨에 오면 중국인들도 이색적인 회족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이 곳의 회족 건물은 한자의 '회(回)모양'으로 지어져 중국인들에게도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포린폴리시가 보도했다. 인촨의 대표적인 무슬림문화 공간인 '중화회향(中華回鄕) 문화원'에서는『천일야화』를 모티브로 한 공연도 펼쳐진다. 여기서는 주인공 알라딘이 사실은 중국 태생인 것으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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