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6·여) 변호사에 대해 11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송창수 “가방에 10억 담아 전달”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이날 최 변호사에게 판사·검사 등에 대한 로비 명목으로 100억원대 수임료를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적용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변호사는 100억원대 도박 혐의로 기소된 정 대표의 항소심을 올해 초에 맡으면서 보석 허가를 조건으로 50억원의 수임료를 받았다가 보석이 불허되자 30억원을 돌려줬다.
앞서 최 변호사는 송창수(40) 전 이숨투자자문 대표의 사기사건도 맡아 50억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변호사법은 ‘변호사가 판검사나 재판·수사기관의 공무원에게 제공하거나 그 공무원과 교제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거나 받기로 한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송 전 대표로부터 “수임료 중 10억원은 현금으로 가방에 담아 지인인 신모씨를 통해 최 변호사에게 그의 집 앞에서 전달했다”는 진술을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최 변호사는 “정 대표 사건의 수임료는 정당한 것이고 송 전 대표에게서 받은 수임료는 수십억원 규모가 아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최 변호사는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했다. 수사팀은 증거인멸 혐의로 체포한 사무장 권모(39)씨는 이날 풀어 줬다.
검찰은 정 대표 도박사건을 수임했던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홍 변호사의 사건 수임 관련 자료를 통해 탈세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 저격수’로 불려 온 황운하(54·경무관) 경찰대 교수부장은 검찰 수사가 소극적이라는 취지의 글을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신속하게 압수수색을 한 다른 사건과 견줘 볼 때 (홍 변호사에 대한 수사는)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라고 지적했다.
오이석·서복현 기자 sphjtbc@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