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손수 만들어 자녀와 즐겁게…|폐품 이용·쉽게 만드는 법을 알아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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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피에로 아저씨, 아저씨는 왜 코가 빨갛지요?』 엄마 깡통 인형이 손을 흔들며 묻는다. 『흙장난을 하고 놀아서 그래요.』파란 단추 눈을 가진 피에로가 부끄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애걔, 다 큰아저씨가 흙장난을 한대』오빠 백조가 날개를 푸드득거리며 놀려대는 바람에 집안은 온통 웃음바다가 된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인형극 놀이는 탁구공· 장갑· 빈깡통·나무주걱 등 주변의 물품을 이용, 가정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장점.
프림 통을 절반으로 갈라 자른 부분이 입이 되게끔 색종이로 얼굴을 오려 불이면 금세 「노래하는 깡통인형」으로 탈바꿈된다.
나무로 된 밥주걱 앞과 뒤에 한쪽은 웃는 얼굴, 다른 한쪽은 화난 모습을 그린 다음 털실로 머리를 만들어 붙이면 주걱인형이 된다.
탁구공 인형은 탁구공을 손가락이 들어갈 만큼 오려내고 단추로 눈·코·입을 만들어 붙이고 부직포로 머리와 몸통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완성.
이밖에도 장갑에 색종이로 날개모양을 오려붙이고 단추 등으로 백조얼굴을 만들면 백조인형이, 크리스마스 트리용 스티로폴을 손가락 부분 끝에 집어넣고 묶어주면 귀여운 토끼인형이 만들어진다.
놀이를 할 때는 밥주걱 인형의 경우 자기 얼굴 가까이에 갖다 붙여 움직여주고 백조인형의 경우 엄지손가락을 바짝 세우고 나머지는 수평으로 만들어 움직여준다.
탁구공 인형 등은 각 손가락에 끼우고 까닥거려 움직임을 보여주면 된다.
커튼이나 응접실 소파는 인형극의 훌륭한 무대. 커튼 뒤에 숨거나 소파 뒤에 숨어서 손만 내밀면 한층 극적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 같은 인형극 놀이는 정서순화뿐 아니라 교육적 가치도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
강유영씨(인형극장 보물섬 대표)는 『손가락 인형놀이는 대본이 따로 없이 즉흥적으로 이야기를 꾸며 전개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어린이의 상상력을 개발시키는 것은 물론 어휘력과 발표력을 기르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또 가족놀이를 할 경우 어린이가 엄마·아빠가 되고 엄마·아빠가 어린이가 되어 역할을 바꿔하면 서로 입장을 이해하는 부대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견해.
아직 말을 잘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와 함께 인형놀이를 할 때는 엄마가 동화구연을 하면서 인형을 움직여 주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
이때 동화는 가급적 차츰차츰 분위기가 고조돼 가는 희곡적 효과가 큰 것을 선택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게 최애자씨(인형극 연출가)의 충고다.

<홍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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