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소년이 별자리로 발견한 마야문명 4번째 도시 정체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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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마야도시를 발견한 캐나다 윌리엄 가도리. [사진 CSA]

중앙아메리카 3대 문명(잉카, 아즈텍, 마야) 중 하나인 마야 문명은 ‘외계인이 만든 문명’이라 불릴 정도로 미스터리 한 문명이다. 멕시코 남부를 중심으로 번성한 마야는 제국이 아닌 개별 도시 국가 형태로 존재했다. 흔히 도시가 만들어지는 바닷가나 강가가 아니라 우거진 열대림 속에 도시가 건설되어 아직까지도 고고학자와 탐험가들의 탐구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2012년 12월 21일까지만 기록된 마야 달력은 인류 종말 예언으로 여겨질 만큼 관심을 받기도 했다.

기원전 2000년부터 1500년대까지 존재했던 도시 국가 마야 문명의 비밀을 캐나다의 10대 소년이 발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BBC에 따르면 캐나다 퀘벡에 사는 윌리엄 가도리(15)는 최근 별자리와 구글맵스만으로 숨겨진 고대 마야 도시를 발견했다고 한다. 사실일 경우 아직 발견되지 않은 네 번째로 큰 마야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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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가도리가 자신의 가설을 들고 설명하는 모습. [사진 CSA]

윌리엄이 이 곳을 발견한 건 별자리 덕분이다. 11살 때인 2012년 마야 달력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이 생긴 그는 마야 문명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윌리엄은 왜 마야 문명이 사람이 살기 힘든 밀림 속에 만들어졌을까를 고민하던 중 마야인들이 별을 숭배했다는 사실에 생각이 미쳤다. 지금까지 고고학자들이 발견한 117개 도시 유적과 별자리를 비교해 보자 별자리 위치에 맞춰 도시가 건설됐다고 추정했다.

윌리엄은 고대 마야 서적에 기록된 별자리 지도와 도시 위치가 일치하고, 더 빛나는 별의 위치에 더 큰 도시가 건설됐다고 유추했다. 이후 윌리엄은 별자리를 기반으로 발견되지 않은 도시를 추적하기 시작했고 3개의 큰 별 중 한 개의 별과 관련된 도시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멕시코 남동쪽 유카탄 반도의 한 정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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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이 예상한 새로움 마야 도시문명 예상 지역 [사진 구글맵스]

가설은 완성됐지만 검증은 쉽지 않았다. 2014년 학교 대표로 과학 콘퍼런스에 간 윌리엄은 캐나다 우주국(CSA) 소속 과학자 대니얼 데 리슬을 만났고 자신의 가설을 설명했다. 리슬은 윌리엄의 가설에 따라 미 항공우주국(NASA)의 도움을 받아 가설을 검증했다. 상세한 위성 사진을 살펴보던 CSA 연구진들은 유카탄 반도 정글에서 피라미드로 추정되는 정사각형 형태의 부지를 발견했다.

윌리엄은 이 도시에 ‘불의 입(Fire Mouth)’이라는 의미의 ‘카악치(K‘aak Chi)’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는 “고대 마야인들이 별을 숭배했다는 사실에 착안한 가설이 검증돼 흥분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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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A 다니엘 데 리슬에게 자신의 이론을 설명하는 윌리엄 [사진 CBS 캡처]

하지만 마야 전문가인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의 데이비드 스튜어트 교수는 윌리엄의 발견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마야 도시들은 별자리와 무관하다. 도시 건설 패턴은 무작위적일 뿐”이라며 “미디어와 전문가들이 과도하게 윌리엄에 관심을 가지는 건 오히려 그의 열정에 독이 될 뿐”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위성 사진에서 나오는 건 마야 문명이 아니라 정글의 버려진 옥수수 밭”이라고 말했다. 스튜어트 교수는 15살 때 마야 비석학으로 명성을 얻었고 18살 때 역대 최연소 맥아더펠로쉽 상을 받았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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