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때 「뿌리」내려 6백50여년 이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전북부안의 변산, 고창의 방장산과 더불어 호남의 삼신산으로 꼽히는 두승산기슭.
남동에서 북서쪽으로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길게 뻗어내려 멀리서 보면 거북 형상을 한 이 산아래가 행주 은씨일족이 6백50여년을 살아온 씨발이다.
정주시에서 서북쪽으로 1lkm쯤.
정읍군고부면일-.
은씨네는 39개리중 20개리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중시조로부터 6세손인 신자윤자할 아버지께서 고려중엽염 벼슬을 버리고 두승산기슭에 은거한 것이 계기가 됐죠.』
행주 은씨네 고부종친회 도유사인 은종규씨(63·고부국교장)가 들려주는 마을의 유래다.
『해방전까지만 해도 3백가구를 헤아려 시제날 문중 어린이들이 시제에 참석하느라고 학교를 쉬게되면 교실이 텅빌 정도로 은가투성이었는데 지금은 모두 빠져나가 83호밖에 남지않았어요.』
전 도유사 은문갑씨(74·농업)는 고부면내 은씨네치고 1백석지기 이하가 없었다고 옛살림을 말한다.
그러나 산업화 물결을 타고 불어닥친 이농현상바람에 은씨네 젊은이들도 근래 모두 도시로 빠져나가 융성했던 옛모습을 찾아볼수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