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동 윤락가 CCTV 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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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서울의 대표적 윤락가인 속칭 '천호동 텍사스'입구에 폐쇄회로(CC)TV 카메라를 설치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11일 "윤락가인 천호동 423 골목 입구에 10대의 CCTV 카메라를 설치하기 위한 예산 1억원의 책정을 강동구청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2001년 설치한 카메라 4대는 해가 지면 피사체를 구분하기 힘들어 줌 기능을 갖춘 신형 카메라로 바꿀 예정"이라며 "방범순찰대를 투입해 신분증 검사도 병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윤락업소의 호객행위를 근절하고, 미성년자 출입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치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하승창 사무처장은 "해당 지역을 지나는 시민들의 초상권과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시민을 잠재적 윤락행위자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한 업소 관계자는 "최근 업주들과 경찰서 간 갈등으로 경찰 간부들이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하자 경찰이 관내 윤락가를 고사(枯死)시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호동 윤락가에는 현재 48개 업소가 영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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