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동학생. 배후조종자 구속방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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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서울미문화원을 점거, 농성하던 서울시내 5개대 학생들이 26일 낮12시5분 72시간만에 농성을 풀고 자진해산했으며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관계기사 2,4,10,11,="면"> 73명의 학생들은 26일 0시17분쯤 『미대사관측과 더이상 대화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 26일 낮 12시 농성을 풀겠다』고 밝힌 뒤 예고한 시간이 되자 점거한 미문화원2층 도서실 밖으로 나왔다.
학생들은 농성장을 나선 직후 미리 대기했던 경찰버스2대에 나누어 태워져 서울강남·동부시립병원 두곳으로가 건강진단을 받고 하오6시쯤 쇠약해진 여학생3명을 제외한 70명전원이 경찰에 연행돼 이번사건의 경위등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농성학생들을 법에따라 형사처벌한다는 방침을 세우고▲주동자는 구속▲적극동조자는 입건하고▲단순동조자는 즉심또는 학교에 넘기기로 처리기준을 정한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사건의 배후조종자도 가려내 구속할 방침이다
학생들은 해산직전 5분간의 기자회견과 함께▲국민여러분께 드립니다▲백만학도들에게 드리는 글▲신민당에다시 촉구한다▲미행정부에드리는 글등 5종의 성명을발표, 『미국측이 광주사태의책임을 끝까지 회피한채 불성실한 자세로 일관, 대화를통한 문제해결에 한계를 느꼈으며 27일로 예정된 남북적십자회담을 고려해 농성을풀기로 했다』고 밝혔다.
광주사태에 대한 미국의책임인정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지난23일 낮12시5분 미문화원을 기습점거했던 학생들은 그동안 미국측과 연일 계속된 대화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려했으나 미국측은「광주사태당시 미국이 한국군 제○사단이동을 승인한것은 사실이지만 사태의 책임은한국군에 있으며 미국은 사후에야 그같은 사실을 알았다」고 끝까지 책임인정을 거부했다고 학생들은 주장했다.
미국측은 학생들이 미국측과 협상결렬, 자진해산을 선언한 뒤 26일 상오10시20분 다시「토머스 던롭」미대사관 정치담당 참사관을 농성장에 보내학생들에게 『오는6월18일 하오3시 미대사관에서 농성 5개대학교대표 5명, 기타학생단체대표5명등 10명과 다시 만나 2시간동안 대화를 갖는데 동의한다』는 요지의 편지를 건넸다.
학생들은 「워커」주한미국대사가 『학생들이 농성을 풀면 적당한 시기에 다른 적절한장소에서 공동관심사를 놓고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편지를 24일하오 보내오자 25일 당초의 요구를 수정, 전학련주최 공개토론회를 미국측에 제의했었다.
농성학생은 모두 73명이었으나 연세대생물학과3명 이연희양(22)이 해산전인 26일 상오4시25분쯤 탈수증세로 졸도, 서울동부시립병원으로 옮겨져 26일 낮 농성장을 나온 학생은 7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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