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19세 박준영, 히메네스 돌려세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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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 LG가 5-6으로 뒤진 7회 말 박용택과 서상우의 연속 안타가 터지자 LG 팬들이 뜨거운 함성을 내뿜었다. 홈런 1위 히메네스가 다음 타자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LG 팬둘의 기대는 와르르 무너졌다. 마운드에 오른 NC 오른손 투수 박준영(19)이 히메네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기세를 탄 박준영은 무사 1·2루를 상황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흐름을 되돌린 NC는 LG를 8-5로 꺾고 승률 5할(8승8패)에 복귀했다.

박준영은 지난해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 주최)에서 주목 받은 스타다. 키 1m81㎝, 체중 75㎏로 야구 선수로선 체격이 크지 않지만 최고 시속 148㎞의 강속구를 뿌렸다. 4번타자로도 활약한 그는 경기고를 준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박준영의 기량은 미사일 추적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프로그램 트랙맨으로 확인됐다. 대통령배 당시 박준영의 직구 분당회전수(rpm)는 2234회였다. 프로야구 평균인 2272rpm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회전이 많이 걸리는 공일수록 정타를 허용할 확률이 줄어든다.

박준영이 공을 놓는 지점(릴리스포인트)은 홈플레이트로부터 평균 2.03m였다. 프로야구 평균인 1.82m보다 길었다. 고교생이 프로 선수들보다 더 길게 공을 끌고 나온 것이다. 릴리스포인트가 앞에서 형성되면 타자가 느끼는 공의 위력은 더 커진다. NC는 박준영의 잠재력을 보고 1차 지명권을 사용했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두각을 드러낸 박준영은 당당히 개막 엔트리에 합류했다. 묵직한 공과 신인다운 패기를 앞세워 어느새 불펜 필승조에 진입했다. 지난 10일 창원 한화전에서는 2와3분의1이닝 퍼펙트 호투를 펼쳐 화제가 됐다. 당시 김경문 NC 감독은 박준영과 주먹을 맞대며 칭찬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도 박준영 특유의 '배짱투'가 돋보였다. 개막 이후 6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던 박준영은 직전 등판(17일 롯데전)에서 3분의1이닝 4실점(2자책)하고 첫 패전을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씩씩했다. 앞서 연타석 홈런(시즌 7·8호)를 때려낸 히메네스를 상대로 직구 4개를 뿌려 삼진을 잡아냈다. 박준영은 1과3분의2이닝 무실점하고 시즌 2번째 홀드를 기록했다. 박준영은 "히메네스 타석 때 직구 승부는 포수 김태군 선배의 사인을 따른 것이다. 내 공을 믿고 던졌다. 신인왕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수원에서 kt는 선두 두산을 8-3으로 이기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kt 이진영은 홈런을 포함해 5타수 4안타·4타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두산은 7연승을 멈췄다. 인천에서 SK는 넥센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SK 선발 박종훈은 5이닝 5피안타·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최정은 4회 동점 솔로홈런을 날렸다. SK는 박민호·채병용·신재웅·박정배·박희수의 무실점 계투로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2위 SK는 두산을 1경기 차로 추격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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