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섞어야 뜬다…식음료업계 '믹스 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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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식품업계에 두 가지 이상의 재료를 섞어 만든 복합제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햄우유가 출시한 '검은 콩 우유'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약콩'이라 불리는 검은 콩을 우유에 섞어 만든 것으로 하루 판매량이 32만 팩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으로 꼽히며 우유 수요감소로 침체에 빠진 유가공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서울우유.남양우유 등 경쟁업체들도 잇따라 유사제품을 출시하는 등 우유시장에 건강성 변종제품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롯데햄우유 고객홍보실의 이의수 과장은 "두유의 인기가 높아지는 점에 착안, 몸에 좋은 검은 콩을 우유에 섞은 것이 히트상품을 만든 비결"이라며 "이같은 복합제품이 더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제과가 검은 콩을 넣은 아이스크림과 비스킷을 재빨리 출시하는 등 검은 콩 붐이 다른 제품으로 확산돼가는 추세다.

편의점업계의 메가히트 제품인 '삼각김밥'도 성공한 복합제품 중 하나다. LG유통의 분석에 따르면 단일맛인 오므라이스맛.자장맛 등의 삼각김밥은 출시된 지 한달도 안돼 퇴출된 반면 참치김치맛.소고기고추장맛 등 두 가지 이상의 재료를 섞은 제품들은 꾸준히 팔리며 편의점의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참치김치맛은 현재까지 1천7백만개 이상이 팔렸다.

LG25 패스트푸드팀의 정호민 팀장은 "다양한 입맛에 길들여진 신세대 소비자들에게 복합제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복합적인 맛을 가진 후속상품의 출시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빙그레의 '메타콘'도 아이스크림업계에서 복합제품의 붐을 이끌고 있다. 경쟁사인 해태.롯데가 한가지 맛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빙그레는 딸기와 바닐라, 쿠키와 커피, 프럴린과 메이플 등 두 가지 맛을 섞은 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이 제품은 10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시장점유율 1위(35%)를 차지하는 등 젊은 층으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빙그레 박일환 홍보실장은 "출시된 지 3년밖에 안된 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맛의 개성과 복합화를 추구하는 10대들의 트렌드를 빨리 파악했기 때문"이라며 "메타콘을 주력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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