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시대의 교통체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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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서울시 지하철 4호선의 상계∼삼선교역간이 오는 8월 완전개통에 앞서 운행을 개시함으로써 본격적인 지하철시대의 서막을 올렸다.
지하철 4호선의 일부개통은 불과 몇 달만 지나면 본격화될 지하철시대의 사전점검과 대비태세를 갖추어야 한다는 점에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지상교통에 의존하다시피 한 서울교통수단의 패턴은 지하교통수단이 새로 등장하게 됨에 따라 택시·버스·자가용승용차와 더불어 4원화 됐다.
해마다 격증하는 서울의 교통인구를 무리 없이 해결하는 방법은 4원화 된 교통수단을 어떻게 조화 있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
교통수단별로 효용을 극대화하는 길이 1조원이 넘는 막대한 재원을 부담하고 오랜 세월 불편과 불이익을 감수해온 시민들에 대한 유일한 보답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지하철이 생겨도 지상교통은 여전히 복잡하고 출·퇴근길이 지옥처럼 고달프다면 지하철에 한껏 기대를 걸고 참아온 시민들은 분노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하철 이용의 극대화방안은 두말할 것 없이 연계수송체제의 확립이다.
과학기술원조사에서처럼 82년의 지하철 교통인구 분담률이 4.8%에 불과하고 86년의 분담률이 13.8%에 지나지 않는다면 지하철개통은 교통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버스와 지하철의 연계를 맺어주지 못하면 지하철은 공석으로 운행하는데 버스는 만원상태를 못 벗어날 것은 당연할 것이다.
따라서 환승시설을 확장하고 버스노선을 대폭 조정해 지하철역과 연결해주는 노력이 뒤따라야한다.
앞서의 조사, 분석처럼 지하철 분담률이 크게 낮은 것은 버스노선의 과감한 조정이 뒤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버스노선은 업자의 이해와 직결된다. 이 때문에 노선조정 때마다 말썽이 뒤따르고 이권노선을 두고 잡음도 많았던 것이 과거의 경험이다.
이처럼 이해가 엇갈린 버스노선을 과감히 조정하지 못하고 업자에게 밀린다면 모처럼의 지하철개통은 실망으로 끝나고 막대한 재원만 낭비하게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버스노선을 이원화해 지하철역을 연결하며 지역을 순환하는 순환버스를 신설하고 장거리 노선버스는 여러 지점을 우회하지 않고 기·종점을 직선으로 운행하는 체제도 바람직할 것이다.
또 버스와 지하철의 요금체제를 일원화해 표 한 장으로 버스를 내려 지하철을 타고 내릴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연구해야할 것이다.
도로개설이나 건물허가때도 지하철역을 고려해 새로 발생하는 교통인구를 지하철이 몽땅 흡수 할 수 있게 해야할 것이다.
이와 함께 버스와 택시의 교통수단도 점차 고급화해 쾌적한 교통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당면 과제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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