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 남자 배구 7구단 창단 진통 | 현대와 대학선수 스카우트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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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신생팀과 기존 팀의 선수 확보 줄다리기로 남자 실업 배구제 7구단 창단 작업이 겉돌고 있다.
명년 봄 이종경(경기대)을 비롯, 다수의 우수 선수들이 대학을 졸업하게 되자 기존 팀들이 벌써부터 쟁탈전을 벌이기 시작한 가운데 대한항공이 창단 의사를 밝힘으로써 일찍이 없던 스카우트 대격전의 바람을 몰고 왔다.
대한항공은 과거 배구팀을 갖고 있었고 올림픽 입상도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배구팀을 창단 키로 방침을 정했다는 것. 더구나 같은 계열의 인하대학교가 배구팀을 갖고 있어 팀 창단이 유리하다는 것.
그러나 대한항공은 팀 창단 방침을 결정해 놓았을 뿐 지나치게 신중한 태도로 눈치만 살피고 있는 상태.
대한 항공 측은 『인하대 선수만으로 새 팀을 만들 수는 없다. 이종경 등 우수 선수를 확보할 수 있어야만 한다』며 스카우트 특혜를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창단 포기도 불사하겠다며 협회의 보강을 요구하고 있는 실성.
이 사이에 국가 대표 이종경·이채언(경기대) 이만근(성균관대) 전윤호 (서강대) 등 각 팀이 눈독을 들일 선수 4명을 현대자동차서비스가 모두 스카우트 해 버려 일은 더욱 복잡하게 됐다.
국내 실엄 최강 고려 증권과 금성이 각각 장윤창과 강두태 라는 간판 스타를 갖고 있는데 반해 뚜렷한 간판 스타가 없는 현대자동차서비스로선 이종경을 양보할 것 같지는 않다. 더구나 현대는 1년 전부터 이종경 등과 교섭, 이종경에게는 8천만원, 이채언에게는 5천만원을 지급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대한항공이 이 이상의 대우를 해줄지는 의문이다.
현대측은 『대한항공이 창단 첫 해 우승을 노려 너무 욕심을 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올해 대통령배 대회에서 3위를 한 인하대의 주전 선수 중 최천식만 2학년일 뿐 나머지는 전부 4학년이므로 인하대 선수만의 팀 구성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방대 및 다른 대학의 키 큰 선수를 보강하면 기존 실업팀에 손색없는 팁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어쨌든 대한항공과 현대의 줄다리기가 앞으로 볼만하게 됐다. 팀이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실업팀들이 우수 선수 확보에 앞서 유망 신인 양성에 눈을 돌려 과열 경쟁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여론이다. <이석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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