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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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10면

<1>
내 고향 찾아 가면하늘 빛도 달라 뵌다.
부소산 선들 바람가던 길도 멈춰 서고
팔경이 거기 있기로 사랑보다 따가운 곳.

<2>
고란사 아침 종소리 구룡 벌 안개 거두면
왕후는 어디 가고 한가닥 봄꿈인데
장구한 백마강 물굽이 사공 노를 희롱 한다.

<3>
유한 속 끊긴 왕조 낙화암을 다시 세우고
눈감으면 꽃잎 지듯 떨어져 간 삼천 궁녀
역사는 말없이 누워 한 시대를 끓인다.
(약력)▲1943년 충남부여읍출생 ▲82년조선일보신춘문예 시조 (지리산에서) 당선 ▲도서출판 역학사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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