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시위 대학생 합세로 과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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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목동·신정동 철거대상 주민 시위에 서울대학생 3백여 명이 합세, 일부는 간선도로를 차단하고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신시가지 조성 공사 현장사무소에 불을 지르는 등 3시간30분 동안 격렬한 사태를 빚었다.
경찰은 기동대와 사복 경찰 1천3백여 명, 가스차 5대를 투입해 시위를 진압했으나 이날 주민들의 시위는 학생들이 앞장서 격렬화 했다고 분석, 주민 18명을 연행하는 한편 시위가담 학생들을 수배하고 주모자는 모두 구속키로 했다.
학생들은 주민들의 주장에·대해 ▲주민들의 입장을 지지하며 ▲신민당은 목동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과 서울시는 대책 없는 철거를 즉각 중단할 것 등을 주장했다.

<대학생 시위>
20일 하오 6시30분쯤 서울대생 3백여 명은 신정5거리에서 오목4거리 쪽으로 차도를 따라가며 「대책 없는 개발중지」등 플래카드를 들고 목동 철거지역으로 진입하려다 경찰과 충돌했다.
학생들은 보도블록을 깨 투석전을 벌이다 경찰이 쏜 1백여 발의 최루탄에 밀려 신정동쪽으로 달아났으며 50여 명이 목동·신정동 쪽으로 들어갔다.
이에 앞서 하오 3시쯤 서울대생 5백여 명은 교내 학생회관에서 최여수씨(44·여)등 목동 주민 2명이 참석한 가운데 「목동사태에 대한 비상 총학생회」를 마치고 목동시위에 나섰다.

<주민 농성 시위>
하오 7시부터 신정주민 3백여 명과 학생 50여명은 오목교 남단 안양천 둑에서 플래카드 1개, 피켓 10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경찰이 최루탄·페퍼포그를 발사하자 주민들은 오목4거리 육교 앞으로 피했다가 하오 9시쯤 자진 해산했다.
주민들은 경찰의 조명차·가스차를 향해 돌을 던졌으며 경찰이 20여발의 최루탄을 발사하자 화염병 60여 개를 던지며 맞섰다.
경찰은 목동 주민들을 배수 펌프장 입구로 밀어붙여 해산시켰다.
신정동 신트리 4거리에서 시위를 벌이던 주민들은 서울 2더2665 맵시나 승용차를 몰고 지나가던 김효원씨(40·회사원)를 차에서 끌어내 멱살을 잡는 등 폭행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김씨에게 헤드라이트를 끄라고 말한 뒤 『데모에 참여하지 않으면 재미없다』고 폭언했다.

<도로차단>
경찰에 밀린 목동 주민 2백여 명은 하오 9시50분쯤 오목교에서 2.5km떨어진 신정 5거리로 진출, 50분간 도로를 차단했다.
대부분이 부녀자들인 이들은 오목교 방면 횡단보도를 장악, 30명씩 세 줄로 횡단보도에 늘어선 채 교통을 완전히 막았다.
이 때문에 신월·등촌·영등포 등으로 각각 진행 중이던 모든 차량이 갑자기 멈춰 큰 혼잡을 빚었다.
주민들은 오목교 쪽에서 운행하던 차량의 헤드라이트를 끌 것을 강요했으며 미처 끄지 못한 차량에 쫓아가 운전사들에게 『죽고 싶냐』고 욕설을 퍼부었다.

<방화>
신정동 주민 80여명과 대학생 차림의 청년 20여명은 하오 10시40분쯤 신정 신트리 로터리(신정 3거리 로터리)부근에 진출, 목동 신시가지 조성공사(3공구) 한국건업 현장사무소에 몰려가 돌을 던지고 건물에 불을 질렀다.
이들은 이 곳에서 5백여m 떨어진 신정 1동에서 농성을 하다 기습적으로 현장 사무소로 몰려가 돌 세례를 퍼붓고 1층 창문 커튼에 불을 지르고 사무실에 있던 서류 등을 끄집어내 불을 붙인 뒤 다시 사무실로 던졌다.
현장직원 우용석씨(23)에 따르면 학생들과 부녀자 70여 명이 갑자기 『때려부숴라』고 외치며 사무실로 접근, 돌을 던지고 커튼에 성냥불을 그어댔다고 말했다.

<연행>
경찰은 21일 상오까지 목동 시위와 관련,18명을 연행, 조사중이다.
연행된 사람은 ▲강서구 부구청장 연금혐의 최여수(43·여) 하상순(42·여) ▲현장 사무실 방화혐의 문기천(46) 김진문(41) ▲투석시위 주동 이영국(34) 등 13명 ▲서울대 목동 사태 보고회 참석자 최순옥(34·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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