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 고희 기념집 발간 활발|문단의 후진들, 작품과 문학세계 등 담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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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소설가 황순원씨가 오는 26일로 고희를 맞는다. 문단의 후진들은 황씨의 고희를 맞아 『황순원 고희기념작품집』을 내고『황순원 전집』의 완간을 서두르는 한편 축하모임도 계획하고 있다.
고희 기념 작품집은 특집과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특집은 황씨가 문학과 삶에 대해 쓴 단상들을 모아 『말과 삶과 자유』라는 제목을 붙였다. 또 하나의 특징은 『황순원과 나』라는 제목으로 최정희·오유권·이호철·서정범씨가 쓴 글을 실었다. 또 『황순원 문학의 현재적 의미』에 대해 김치수·최동호·정과리·홍정선씨가 글을 썼다. 황순원 소설 문체에 대한 특집으로 김현·권영민·김상태씨의 글도 실리고 있다.
작품으로는 시를 박재삼·마종기·정현종·조태일·오규원·이성부·김광규·이성복·황지우·최두석씨가 썼다. 소설은 서기원·전상국·이문구·김용성·김원일·조세희·조해일·이인성씨 등의 작품이 실렸다.
황순원 문학전집은 문학과 지성사에서 곧 완간된다. 총12권 중 「늪/기러기」「목넘이 마을의 개」「학/잃어버린 사람들」「너와 나만의 시간/내일」「달/기타」「별과 같이 살다/카인의 후예」「인간접목/나무들 비탈에 서다」「일월」「움직이는 성」「신들의 주사위」 등 10권이 이미 나왔고 『시선집』과 『황순원 연구』가 곧 발간된다.
황순원씨는 1915년 평남에서 태어나 1930년부터 시 「나의 꿈」 등을 쓰면서 문단에 나왔다. 시인으로 시작한 황씨는 40년 첫 단편집 『늪』을 내면서 소설가로 전신했다.
문학적으로 황씨는 한국소설의 주류를 이어온 사람으로 꼽힌다. 이광수·김동인에 이어 김동리씨와 함께 소설문학의 큰 맥을 이었다.
황씨는 소설가로 현대소설의 문체를 정립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황씨는 장인적 작가의 태도를 견지하여 꾸준히 작품을 써와 소설가로서 모범적인 작가라 하겠다.
황씨의 많은 작품 중에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카인의 후예』『나무들 비탈에 서다』『일월』『움직이는 성』등이 꼽히고 있으나 보는 사람에 따라 관점이 다르다.
황씨의 작품은 일반적으로 순수문학에 치중하여 현실에 무관심하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 시대 그 시대의 문제를 사회적 관점이 아닌 인간내면의 조명으로 드러내어 당대의 이야기를 해왔다.
결백·정결한 성품인 황씨는 시속에 따르지 않고 문단정치같은 일에 전혀 관여하지 않으면서 오직 창작에만 전념하고 있다. 이번 고희를 맞으면서도 『나 같은 사람도 우리 문단에 한 명쯤 있어야하지 않겠소』라며 일체의 신문·방송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최근 황씨는 시를 다시 발표하고 있다. 후진들은 모두 26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고희축하모임을 추진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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