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김종인 비례2번 "그럴 줄 알았다. 비례취지 어긋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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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비례대표 2번 공천에 대해 “그럴 줄 알았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20일 오전 서울 마포 당사 기자회견에서 ‘김 대표의 비례대표 낙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비례대표 취지와는 어긋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안 대표는 여야 공천에 대해 “새누리당 공천은 당내 합리적 개혁 인사들에 대한 제왕적 대통령의 폭압적 정치 보복이다. 국민 대표를 뽑는 게 아니라 여왕의 신하를 뽑고 있다. 더민주는 부패·낡은 진보를 청산하는 듯 보였지만 결국 공천자 대부분이 친문세력들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은 친박의당, 친문의당과 국민의당의 경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이날 “독재로의 회귀에 반대하고 양당 패권정치에 반대하는 어떤 정치인과도 함께하고 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낡은 진보와 수구보수 청산을 위해 만들어진 정당이다. 합리적 개혁을 추구하는 모든 분들께 좌우로 문이 열려있다. 정치를 바꾸라는 역사적 대의에 동의하는 모든 분에게 반패권 정치 선언을 함께하고 양당 패권정치를 깨기 위한 공통분모를 만들어갈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또 “정치개혁의 해법은 다당제다. 국민의당이 3당 혁신 체제로 바꾼다면 20대 국회에 세 가지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① 타협의 정치문화 ② 혁신경쟁체제로의 전환 ③ 책임정치 강화를 약속했다. 이어 “다당제 정착을 위해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로 바꾸겠다. 문제가 많은 공천제도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추진한다”며 “대통령선거는 결선투표제를 도입해 선거 직전 정당간 이합집산을 통해 양당제로 수렴하는 지금의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도 이날 127명의 비례대표 후보 면접심사를 실시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날 면접 결과를 21일 최고위에서 논의한 뒤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늦어도 22일까지는 비례대표 순번을 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천정배 공동대표측 국민회의 출신인 전윤철 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안 대표에게 ‘비례대표 전략공천’을 요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들은 바 없는 이야기”라고 부인했다. 전 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비례는 보다 젊은 사람, 정치를 잘 아는 사람이 돼야 한다”며 “비례대표를 신청하지도 않았고, 관련 내용을 안 대표와 상의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 박인혜 전 새정치민주연합 여성리더십센터소장 등 3명의 공천관리위원이 위원직을 사퇴하고 비례대표를 신청한 데 대해 당 핵심 관계자는 “21일 최고위에서 적격여부가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최근 비례대표 1번으로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영입을 추진했으나 본인이 고사해 영입이 무산됐다. 노무현 정부 초대 법무부장관을 지낸 그는 “(국민의당을) 도우면 좋을텐데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있어 때가 안맞다”고 말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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