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일배 美에 '전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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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례가 되지 않는다면 미국에서도 삼보일배(三步一拜)를 하고 싶습니다."

세계 92개국에 5천5백여명의 회원을 가진 환경단체 글로벌 리스폰스(www.globalresponse.org)가 새만금 살리기에 참여하고 나섰다.

문규현 신부와 수경 스님 등이 새만금 갯벌 살리기를 위해 지난 3월 말부터 65일간 전북 부안에서 서울까지 3백여㎞에서 진행했던 삼보일배에 큰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삼보일배는 세 걸음 걷고 한 번 절함으로써 자기를 가장 낮추는 불교 수행법이다.

이 단체의 파울라 팔머 국장은 지난 2일 환경연합.녹색연합 등이 소속된 새만금 갯벌 생명평화연대 측에 메일을 보내 "삼보일배를 어떻게 하는지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생명평화연대는 3일 '큰절 하는 법'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구체적인 설명을 붙여 보냈다.

팔머 국장은 지난 4일 다시 "우리가 해보니 한 시간도 벅찬데 어떻게 65일간이나 계속했는지 상상이 안 간다"는 답장을 보내왔다.

다음달 열릴 미국 내 환경단체 행사 때 회원 40여명이 회의장에서 삼보일배를 하겠다는 계획도 알려왔다. 또 오는 14일에는 미국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새만금 사업 반대 시위를 벌일 예정이라고 한다.

녹색연합 이유진 간사는 "인터넷 메일 보내기로 환경을 지켜내는 글로벌 리스폰스는 1990년 이후 각국의 환경문제 86건을 선정, 38건의 개발사업을 막아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이달 초 새만금 사업을 '현안'으로 선정, 홈페이지에 띄웠고 회원들은 벌써 1천여건의 메일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환경연합 김현지 간사는 "세계적인 환경단체인 시에라클럽이나 '지구의 벗'국제본부 등도 메일.편지를 통해 새만금 사업 반대에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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