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자폭테러 18명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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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첸반군들의 소행으로 보이는 테러가 다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강타했다. 5일 모스크바 북서부의 야외 록 콘서트장에서 두차례의 연쇄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 테러범을 포함해 최소 18명이 숨지고 5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오후 2시30분쯤(현지시간) 투쉬노 비행장에 마련된 콘서트장 매표소 입구에서 체첸인으로 보이는 여성이 행사장 입장을 시도하다 경찰의 제지를 받자 소지하고 있던 폭발물을 터뜨렸다.

이어 경찰이 참가자들을 대피시키던 중 또 다른 여성에 의한 2차 폭발이 발생했다. 사고 당시 투쉬노 비행장에는 4만여명의 젊은이들이 '크릴랴(날개)'라는 여름축제 록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있었다.

경찰은 "한 테러범의 몸에서 수거한 여권을 조사한 결과 체첸 쿠르찰로이스크 지역 출신의 20세 여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1991년 이후 러시아로부터 분리 독립운동을 계속해오고 있는 체첸공화국은 지난 3월 주민투표를 통해 러시아 연방의 일원임을 재확인하는 신헌법을 통과시켰으나 체첸의 완전한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무장세력은 이에 반대하며 소규모 게릴라전과 자폭테러 등으로 저항을 계속하고 있다.

한편 파키스탄 남서부 퀘타에서는 지난 4일 이슬람 수니파로 추정되는 무장괴한들이 시아파 이슬람사원에 총격과 자살 폭탄테러를 가해 47명이 숨지고 65명이 부상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이날 괴한 3명이 시아파 신도 2천여명이 모여 있던 금요 기도회장에 난입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1억4천여만명의 인구 중 수니파가 77%로 다수이며 시아파는 20% 정도다. 1980년대 후반부터 양측 무장세력 간의 충돌이 시작돼 수천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채병건 기자

사진=모스크바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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