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크루거 인터뷰 "미국 금리 인상 폭 커질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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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앤 크루거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부총재는 2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조찬강연회에서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5% 이상 증가하면 명목 GDP 증가율은 3~3.5%를 기록할 것”이라며 “미국 내 주택 부문의 과열이 해결됐고 인플레이션 압력도 있는 만큼 금리 인상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각종 경제 지표가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며 선물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 하반기 2~3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미국 경제는 상당 기간 지난해(2.5%) 수준의 경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루거는 세계 경제의 흐름은 미국 경제와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2~3년간 지정학적 위치와 각국의 상황에 따라 경제의 방향이 달라지고 있어서다.

그는 “미국 경제와 탈동조화로 인해 세계 경제는 부진과 호조가 공존하는 이중 속도(Two Speed)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때문에 중국의 경기 둔화와 저유가 등 원자자 가격 약세에 시달리는 중동과 남미 등의 경기 하방 압력이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로 ‘유럽의 불확실성’을 꼽으며 영국의 유로존 탈퇴 국민투표와 그리스의 경제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GDP 대비 부채 비율과 국가별 구조 개혁 여부, 서비스 교역의 자유화 등이 세계 경제의 성장을 좌우할 변수로 꼽았다.

앤 크루거는 2001년 9월부터 2007년 9월까지 IMF 수석부총재를 역임했으며 현재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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