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당신] “새로 개발한 약물 방출 스탠트 재협착·혈전증 부작용 줄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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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한동근 박사

사망원인 전 세계 1위, 국내 2위인 심혈관 질환의 대표 질환인 관상동맥 질환. 이들 환자에게 대중적으로 하는 시술이 바로 스탠트삽입술이다. 관상동맥에 금속으로 만든 원통형 그물망을 넣고 막히거나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기구다. 스탠트 덕분에 관상동맥 질환자는 가슴을 열어 혈관을 대체해 주는 큰 수술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하지만 스탠트에는 시술 후 시간이 지나 재협착이 되거나 혈전증이 생기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개선한 스탠트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체재료연구단 한동근 박사다. 그를 만나 새로 개발된 차세대 스탠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번에 개발한 스탠트는 어떤 것인가.
기존에 있었던 심장 관상동맥용 약물 방출 스탠트를 보완한 것이다. 기존 스탠트 표면에 염기성 수산화마그네슘 무독성 세라믹 입자를 코팅했다.
보완한 것은 어떤 의미를 갖나.
스탠트가 발전한 역사를 보면, 초기 금속 스탠트는 비흡수성 금속 소재로 만들었다. 스탠트를 삽입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혈관의 평활근세포가 증식해 재협착이 생기는 부작용이 있었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약물 방출 스탠트다. 생분해성 고분자와 재협착을 방지하는 약물을 코팅한 것이다. 고분자가 분해되면서 약물이 방출되는 원리다. 그런데 이 분해된 고분자가 산성화(pH)하면서 혈관 주변 조직세포가 괴사하고 염증이 발생해 혈전증이 생기는 문제가 있었다. 새로 개발한 스탠트는 이런 부작용을 상당 부분 줄였다.
수산화마그네슘이 어떤 원리로 문제를 해결하나.
염기성 수산화마그네슘 세라믹 입자가 기존에 스탠트에 코팅됐던 고분자의 산성화를 중화시킨다. 혈관 내 환경을 중화해 혈관 조직세포가 괴사하지 않고 염증을 억제할 수 있다. 제산제나 연하제에 사용하는 성분이기 때문에 독성도 없고 인체에 무해하다.
수산화마그네슘이 오히려 몸에 도움이 된다고도 하던데.
코팅한 세라믹 입자가 몸안에 들어가면 수분을 만나 분해되는데, 분해 후 마그네슘 이온이 되기 때문이다. 무해할 뿐만 아니라 몸에 이롭다. 기존 스탠트의 단점을 모두 해결한 스탠트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없다.
특허는 어떻게 보유하고 있나.
우선 우리나라와 미국에만 특허를 등록했다. 미국에서만 통용돼도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어서다.
앞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면 언제쯤 실제 환자 시술에 사용할 수 있을까.
이르면 2~3년 후면 임상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금까지 7년 동안 연구를 진행해 왔다. 연구를 좀 더 해야 한다. 단점을 해결한 스탠트를 환자들이 빨리 사용할 수 있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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