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위기 상황서 미군 재배치 곤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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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상(金熙相.사진) 청와대 국방보좌관은 3일 "북한 핵문제로 야기된 한반도 안보 위기에 있어 어떤 이유로든 주한미군의 변화가 긍정적인 메시지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국방정책의 고위 당국자인 金보좌관의 이 발언은 미2사단 등 주한미군 기지 재배치를 서두르는 미국의 입장을 비판하는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金보좌관은 이날 국방대와 고려대가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공동 주최한 '이라크전 후 새로운 국제안보 질서와 한반도'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특수작전 위주로 개편된 미군이 장차 한국의 안보를 위해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미 정부는 다자회담 등 외교적 협상으로 대북정책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와 공조체제를 다져 나가는 한편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같은 것으로 (북한에 대해) 실질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으며 미 의회에서는 대량 탈북을 유도할 수도 있는 특별법의 제정을 시도하고,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고 말해 미국의 대북 압박이 전방위적임을 지적했다.

그는 "(현 상황에) 한국이 대(大) 전략적 안목으로 지혜롭게 적응하면 기회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자칫하면 국익과 희망이 배제되고 낙진만 어쩔 수 없이 떠안게 될지 모르는 역사적 시점에 우리가 서있다"며 미국의 대북 강경책에 따른 국가적 피해의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편 金보좌관은 사전 배포된 기조연설문의 일부 내용이 미국에 의한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돼 파장을 일으키자 기조연설 때 부연 설명을 통해 "전쟁 발발 가능성으로 오해될 수 있는 표현은 '평화는 반드시 평화적 수단으로만 지켜지는 게 아니라 때론 위협 등 비평화적 방법이 더 유용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이철희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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