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장로병원 전산망 해킹…"360만 달러주면 해결" 용의자

미주중앙

입력

지난주 LA에 있는 할리우드장로병원 내부전산망이 해킹당해 환자 진료에 차질을 빚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16일 현재 병원 측은 해킹에 관한 정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어 현재까지 해킹으로 인한 정보유출 등 피해규모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아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의사와 직원들에 따르면 "해커는 전산망을 뚫고 들어온 뒤 시스템을 다운시켰으며 '9000비트코인(전자화폐.약 360만 달러 상당)'을 보내면 전산망을 다시 복구하는 코드를 주겠다"고 협박한 상황이다. 병원 내에서는 모든 컴퓨터 전원이 내려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앨런 스테파넥 원장은 "중대한 IT문제가 발생한 응급상황이다. 아직까지 직원.환자들의 정보유출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킹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언급은 피하고 있다.

병원 측은 모든 의료진, 직원들에게 컴퓨터 접근을 금지한 상태로 의료진들은 컴퓨터에 저장된 환자들의 치료 기록을 살펴볼 수 없다. 이에 따라 팩스와 전화를 통해서 진료와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진들이 환자들의 과거 엑스레이, CT촬영 기록, 투약 등의 치료과정들을 정확히 기억해낼 수 없어 정상적인 환자 치료는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의료진들은 새로운 환자가 들어올 경우 종이에 진료기록을 직접 손으로 적어 치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진료 대기시간도 평상시에 비해 길어지는 등 유무형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폭스뉴스, NBC LA 등 미국 매체들은 내원한 환자들이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며 전하면서 지난 12일 딸과 함께 병원을 찾았으나 2~3시간 동안 대기해야했던 제프 윌킨스의 사례를 전했다.

보안전문가들은 병원 시스템을 해킹한 이유에 대해서 "한순간도 쉴 수 없는 병원의 특수성 때문에 시스템이 다운되면 바로 합의금을 줄 것이라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연방수사국(FBI)과 LA경찰국이 합동으로 해킹범 추적, 검거에 나선 상태다. 본지는 사실관계를 파악하려 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 할리우드 장로병원은 지난 2004년 한국 차병원그룹이 인수한 뒤 현재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백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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