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북핵 이슈 글 0건…안보정국서 사라진 안철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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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왼쪽)가 17일 당에 합류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함께 서울 마포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이 교수는 김한길 의원과 함께 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6일 최고위원회의 석상에서 당의 ‘이질적 구성’을 말했다. “당에 여당 출신과 야당 출신, 보수와 진보, 북한에 강경한 분과 대화가 필요하다는 분도 있다”고 했다. 그러니 “생각과 살아온 이력, 지역도 다르다”고 했다.

국민의당 내홍, 총선 채비 늦어져
안보 이슈 장악도 더민주에 밀려
당 지지율 한 달 만에 8%P나 하락
‘보수 자처’ 이상돈 명예교수 영입
당내 진보·보수 갈등도 숙제로

안 대표는 “그런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양당 기득권 담합 체제를 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가 당부한 건 ‘단합’이었다.

 안 대표는 지난 2주간 골머리를 앓았다. 총선은 다가오는데 당직 인선과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공천룰 문제에 진도를 뽑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탈당파 의원들과 기존의 안 대표 측근들 간의 갈등 때문이었다.

최근 안보 대치 정국에선 안 대표 본인도 설 자리를 찾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사이 당 지지율은 내려앉았다.

리얼미터가 15일 발표한 조사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은 12.9%(직전 15.0%, 한 달 전 20.7%)로 내려앉았다. 한 자릿수(9.8%, 중앙일보 13~14일)로 나온 조사도 있었다.

 안 대표는 북한 미사일 발사 정국이 시작된 지난 7일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20건의 글을 올리면서 안보 이슈는 단 1건도 쓰지 않았다.

 지난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대표는 “개성공단 폐쇄론 북한의 미사일과 핵실험을 막을 수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내걸고 ‘통일대박’을 외쳤지만 대북정책은 완전 실패”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페이스북에 “정부가 진짜 전쟁이라도 하자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더 강한 비판을 하면서 야권 내에서 안 대표의 지적은 묻혔다.

 총선 준비도 더민주에 비해 뒤처졌다. 안 대표는 17일까지 선거대책위원회, 공약개발단도 출범시키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김한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이 “선대위가 구성 안 돼 참석할 회의가 없다”며 2주간 당무에 불참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선대위 출범이 늦어진 건 앞서 안 대표가 측근인 박선숙 전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하면서 김한길 의원과 가까운 무소속 최재천 의원이 총선기획단장직을 고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천정배 공동대표가 호남 현역 의원에 대해 ‘컷오프’(현역 의원 공천 배제) 방식으로 공천 물갈이를 추진하려 하자 의원들이 반발한 것도 당내 사정을 복잡하게 만든 요인이다.

천 대표는 지난 14일 광주 지역 출마 예정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현역 의원에 대한 유권자 평가를 공천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정 기준에 미달하면 컷오프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호남 의원들은 15일 의원총회를 열어 “천 대표가 호남 공천 권한이 있는 것처럼 말하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

 당 주변의 보수·진보 갈등 해소도 안 대표 앞에 놓인 숙제다. 안 대표는 이날 ‘보수’를 자처해온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영입해 공동선대위원장에 앉혔다.

이 교수는 안 대표 측이 무소속 정동영 전 의원 영입을 추진하자 반발하며 입당을 주저해왔다. 이 교수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자 이번엔 정 전 의원 측이 반발해 영입이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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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안보 대치 정국에서 중도 제3당이 이슈에서 멀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국민의당은 지지율 하락 추세를 반전시킬 카드를 마련해야 하는 위기상황”이라고 말했다.

정효식·이지상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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