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수십억 비자금 조성 의혹…광고기획사 등 10여 곳 압수수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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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검찰이 KT&G 팀장급 간부가 이 회사와 광고기획사의 거래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했다. 해당 간부는 백복인(51) 현 KT&G 사장이 마케팅본부에서 근무할 때 그의 부하 직원이었다. 검찰은 비자금 조성 및 사용에 백 사장이 관련돼 있는지를 확인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석우)는 16일 KT&G와 거래했던 광고기획사 J사와 그 하청업체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KT&G 마케팅본부 김모 팀장의 사무실도 포함됐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관련자에 대해 참고인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2012~2013년 J사가 KT&G 마케팅본부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대금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수십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관련자들의 금융거래 내역을 조사해 이 돈의 일부가 김 팀장에게 전달된 정황도 포착했다. 모두 합해 억대의 금액이 건네진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김 팀장에게 제공된 돈의 최종 종착지를 추적해 추가 연루자를 찾고 있다.

 검찰은 비자금이 조성된 때가 백 사장이 마케팅본부장이었던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백 사장이 비자금 조성 사실을 모르기 어려운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검찰은 협력업체와 해외 담배거래상 등으로부터 1억70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민영진(58) 전 KT&G 사장을 지난달 구속기소했다. 이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KT&G의 비자금 조성 단서가 포착되자 추가 조사를 벌여왔다.

서복현·장혁진 기자 sphjtb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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