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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팀장들이 본 사드·북 로켓…중국 어떻게 달랠지가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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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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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2012년 12월 은하 3호 발사를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에 지시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이 지난 2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계획을 국제기구에 통보함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김정은, 김정일 생일 로켓 축포 쏘며
미국에 직접 협상 압박 무력시위

과연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무엇을 얻으려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접근한다. ▶김정일 생일(16일)을 계기로 한 내부 결속 강화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위한 군사력 과시 ▶5월 초 노동당 7차대회를 앞둔 김정은 체제 강화 등이다.

① 광명성절 축포성=북한은 미사일 발사 시점을 ‘오는 8~25일’이라고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통보했다. 그 기간 안에 있는 2월 16일이 김정일의 생일이다. 북한에선 광명성절로 불리는 큰 명절이다.

이를 전후로 미사일을 발사하겠다는 것은 김정일 생일용 축포이자 물려받은 북한 체제를 흔들림 없이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행위다. 북한은 2012년 김일성의 100회 생일(4월 15일·태양절) 이틀 전에도 장거리 미사일을 쏜 적이 있다.

고려대 남성욱(북한학) 교수는 “김정은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백두혈통을 이어받은 지도자의 정통성을 부각시켜 내부 결속을 공고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김정일 생일 무렵에 미사일을 쏘겠다는 것은 이런 의미를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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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노리는 건 미국과 협상=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전략무기를 동원한 북한의 도발은 근본적으로 미국을 겨냥한 무력시위다. 그동안 북한은 두 가지 도발을 패키지로 실시해 왔다. 선(先) 장거리 미사일 발사-후(後) 핵실험이라는 패턴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4차 핵실험의 경우 순서가 뒤바뀌었지만 북한의 전략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한다.

동국대 김용현(북한학) 교수는 “북한의 로켓 발사는 결국 한반도와 동북아를 볼모로 미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말했다.

③ 당 7차대회 분위기 고조=5월 초로 예정된 노동당 7차대회는 1980년 이후 처음 열리는 당 대회다. 김정은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이벤트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미사일 발사 계획은 체제 내부적으론 국제사회의 압박에 굴하지 않는 김정은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효과가 있다.

남성욱 교수는 “김정은이 당 7차대회를 앞두고 전지전능한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기 위한 수단으로 핵과 미사일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런 세 가지 배경을 깔고 김정은은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방북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중재 노력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정면대결을 선택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추진에 맞서 ‘독자노선’을 고집한 것으로 국제사회는 받아들이고 있다.

이와는 조금 다른 측면에서의 분석도 있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따른 ‘이중제재’를 피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그렇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김정은이 한꺼번에 매를 맞겠다는 생각으로 한몫에 핵실험에 이은 미사일 발사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이 늦춰지면서 이중으로 제재를 받는 것보다는 그게 더 실리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최익재 외교안보팀장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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