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늘려 景氣부양 콜금리 인하는 유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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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경기가 3분기 이후에도 회복되기 어렵다고 보고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추가경정예산(4조2천억원)의 규모를 늘리는 등 보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기로 했다.

정부가 재정을 통한 경기부양 쪽으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콜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를 놓고 고심해 온 한국은행은 일단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고 경기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 주재로 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경기대책을 논의했다. 이 회의에는 이동걸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이성태 한국은행 부총재 등이 참석했다.

金차관은 회의를 마친 후 "2분기 경기 실적이 1분기보다 훨씬 나쁠 것으로 예상되고 현 상황이 유지되면 3분기에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재정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金차관은 2차 추경편성과 관련, "1차 추경 집행 후 세입상황을 감안해 추가적인 재정확대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김진표 재정경제부 장관 겸 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각종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추경 확대, 국채발행 등) 다각적인 대안을 두고 관계부처와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재경부 관계자는 "국회에 제출된 1차 추경예산안 심의과정에서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경자금을) 사용할 곳을 이미 파악한 것도 있고 추가로 돈 쓸 곳이 더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추경 규모가 늘어날 경우 국채 발행한도를 늘리는 적자재정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가 급격하게 식어감에 따라 금리를 더 내려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날 금정협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은은 정부가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에 무게를 둠에 따라 금리의 추가 인하는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오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금리인하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월 발표(4.1%)보다 다소 낮아진 3%대 후반으로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상훈.주정완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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