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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중국 실효지배 시사군도 진입…중국 반발

중앙일보

입력

미국 해군 구축함이 남중국해 분쟁지역인 시사(西沙)군도 중 중국이 실효 지배 중인 섬 연안 12해리(22.2㎞) 안으로 진입하는 ‘항행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 작전을 펼쳤다.

이에 대해 중국 국방부가 “중대한 위법 행위이자 위험한 도발”로 규정하고 반발하는 등 미ㆍ중 마찰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작전은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 대북 제재와 남중국해 문제 등을 협의했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귀국한 지 이틀 만에 실행됐다.

중국 국방부 발표와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새벽 미 해군 7함대 소속의 이지스함인 커티스 윌버함이 중젠다오(中建島, 영어명 트리턴 섬) 연안 12해리 안으로 진입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 제프 데이비스 해군 대령은 “윌버함은 약 3시간 가량 항해 작전을 펼쳤으며 중국 해군은 주변지역에 출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국방부는 “즉각 섬 방어 부대와 해군 함정 및 항공기가 출동해 대응 행동을 펼쳤다”고 밝혔다. 중젠다오는 중국·베트남·대만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1974년 이래 중국이 실효 지배하는 유인 섬이다. 2014년에는 중국이 이 섬 인근에 석유 시추 공사를 강행해 베트남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미 해군의 이번 작전은 지난해 10월 난사(南沙)군도의 인공섬 주변 12해리 이내에 진입한 데 이은 2차 ‘항행의 자유’ 작전이라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미국은 1차 작전 때보다 훨씬 중국 본토에 가깝고 중국의 실효 지배가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시사군도를 선택함으로써 작전 강도를 한층 높인 것으로 보인다. ▲인공섬 건설 ▲활주로ㆍ부두 공사 ▲항공기 착륙 등 실효 지배를 강화하며 남중국해 전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의 입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미국은 “타국 영해 내에서 군사 활동이나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국제법적으로 ‘무해통항권’이 인정된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양위쥔(楊宇軍) 국방부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미국의 행동은 엄중한 위법 행위로 관련 해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했다. 미군의 어떤 도발 행위에도 중국 군은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주권과 안전을 지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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