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의 호르몬 효과 기사 무척 흥미로워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64호 30면

1면과 3면을 할애하여 다룬 ‘위기의 노동개혁, 노동약자 참여 노사정위 2.0 새 판 짜야’기사는 현재 노사정위원회가 파행에 이른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노동개혁 법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는 협의 구도에 대한 이상적인 모델까지 제시하고 있다. 신문·방송에서 보도되는 뉴스를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지 않는 이상, 일반 시민들은 결국 단편적인 메시지로만 현상을 파악할 수 밖에 없다. 이번 경우도 정부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에 쟁점에 대한 논의는 빠진 채 정책 반대자들을 비판하는 내용만이 담겨 있어 아쉬웠었다. 그러던 차에 본 기사를 통해 이해 당사자인 노사 양측이 배제된 채 정부가 입법을 주도하고 있는 현 상황과 그 원인을 여러 목소리를 통해 알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비정규직, 청년, 중소기업 근로자 등 노동 약자들까지 참여하는 ‘노사정위원회 2.0’에 대해서는 그것이 지향하는 방향에 대한 공감과는 별개로, 현 노사정위원회의 파행 원인은 차치하고 기사로 각각 다뤘다면 훨씬 독자들에게 그 취지가 잘 전달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10면의 ‘중수부 폐지 3년, 미니 중수부 부패수사단 출범’ 기사는 법조계 종사자로서 특별히 관심이 갔다. ‘같은 날 사법연수원을 수료해도 각 직역에 나아가 10년이 지나고 나면 종자부터 달라진다’는 농담처럼, 변호사로서 미처 느끼지 못하는 중수부에 대한 검찰 내부의 필요성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기사에서 지적하고 있듯이 중수부 폐지의 계기가 된 수사의 공정성과 투명성 논란이 되풀이 되지 않을 방안이 여전히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14면의 ‘IS에 시선 뺏긴 사이 검은 대륙 덮은 테러 독버섯’ 기사는 중동의 이슬람국가(IS)에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사이에 아프리카 대륙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슬람무장단체의 잔혹한 테러로 인한 피해를 소개하고 있다. 소외된 지역의 소식을 전달하며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기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시에 이들 지역의 선량한 피해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무력감을 함께 느꼈다. 문제가 되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들이 왜 이같은 테러활동을 벌이는지에 초점을 두고 전문가의 의견을 소개한다면 상황의 파악에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2면의 ‘베푸는 즐거움 - 선행은 피로사회의 보약’ 기사도 무척 흥미로웠다. 봉사단체 종사자들의 밝은 얼굴과 따뜻한 아우라가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선행을 통해 얻어지는 과학적인 호르몬 효과라는 것이 신기했다. 이런 호르몬에 전염성까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게 된다.

?

설지혜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