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30% 줄이자…대구시, 신호등에 노란 옷 입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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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복현동의 회전 교차로. 차량이 서행하면서 교통사고가 줄어들었다. [사진 대구시]

노란색 신호등, 대각선 횡단보도, 고원형 횡단보도….

사고 발생 광역지자체 중 둘째
과속·무단횡단 사례 많은 탓
고원형·대각선 횡단보도 늘리고
학생·노인 교통안전 교육도 강화

대구시가 대구경찰청·도로교통공단 등과 머리를 맞댄 끝에 이 같은 교통시설을 늘리기로 했다. 이들 시설이 교통사고 줄이기에 한몫할 것으로 판단해서다.

노란색 신호등은 어린이보호구역에 설치된다. 검은색인 신호등 케이스를 노란색으로 바꾼 것이다. 학교나 어린이집 주변 간선도로에 설치한다. 어린이 보호를 의미하는 노란색으로 신호등을 만들면 운전자의 주의를 끌 수 있기 때문이다.

대각선 횡단보도는 교차로의 횡단보도 네 곳 외에 ×자형으로 모서리를 연결한 것이다. 녹색등이 모든 방향에서 한꺼번에 켜져 대각선 방향으로도 갈 수 있다. 보행자가 신호를 두 번 받아야 하는 불편을 덜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 만큼 무단횡단을 줄이고 덩달아 교통사고 감소효과까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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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 신호등은 교차로 진입 전에 세워진 신호등이다. 기존 신호등은 교차로 건너 쪽 횡단보도 옆에 세워져 있다. 멀리 있는 신호등에 따라 운전하다 보니 노란색 신호로 바뀔 때 교차로에 진입하는 차량이 적지 않다. 이때 적색 신호로 바뀌면 다른 방향에서 운행하는 차량과 충돌할 수 있다.

하지만 교차로 진입 지점으로 신호등을 옮기면 황색 신호 때 진입하는 차량이 줄어든다고 한다. 경찰 조사 결과 전방 신호등을 설치할 경우 교통 사고 감소효과가 최고 6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횡단보도 높이를 인도와 같도록 15㎝ 가량 높이는 고원식 횡단보도와 회전식 교차로도 있다.

이는 대구시가 올해부터 2018년까지 추진하는 ‘교통사고 30% 줄이기 특별대책’에 포함돼 있다. 현재 두 곳인 노란색 신호등을 150곳으로, 20곳인 대각선 횡단보도를 50곳으로 확대한다.

교통 약자 보호를 위해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도 768개소에서 893곳으로 늘린다. 학생과 노인 등을 대상으로 교통안전 교육도 강화한다. 이 사업에는 1135억원이 투입된다.

시가 팔을 걷은 것은 타지역보다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구는 2014년 기준 교통사고 1만4519건에 185명(고속도로 사망자 12명 포함)이 숨지고 2만814명이 부상했다.

자동차 1만 대당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118.2건(전국 평균 93.7건), 부상자는 169.4명(전국 평균 141.5명)으로 광주광역시(126.9건, 205.9명)에 이어 전국 광역지자체 중 두 번째로 많았다. 과속이나 무단횡단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도로교통공단 김정래(46·교통공학) 박사는 “지자체가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교통시설을 개선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다양한 교통사고 줄이기 방안이 포함돼 효과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심임섭 대구시 교통정책과장은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해 교통사고 도시라는 오명을 벗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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