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성공"…부모 뒷받침이 절대적|이대 이혜성교수, 「여교수 성취동기」 사례연구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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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모의 지지』와 『자신의 성실하고 열심인 성격』은 여성들이 성장한후 사회적·가정적으로 『성공한 여성』으로 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된다.
『성공한 여성』중에는 장녀인 경우가 압도적이고 어린시절에는 남녀차별을 거의 받지 않은 환경에서 자라 결혼후에는 협조적이고 후원자적인 남편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한 연구내용이 발표되어 흥미롭다.
이화여대 여성연구소(소장 정세화)가 최근 펴낸 여성학논집 창간호에 수록된 이혜성교수(심리학)의 개인경험을 중심으로 한 탐색연구 『여자교수의 성취동기에 관한 사례연구』가 그것.
40대중반 박사학위를 가진 각 분야 여교수 12명을 케이스 스터디한 것이다.
연구대상자의 일반적인 성격은 12명중 7명이 집안의 장녀이고 남자형제보다는 여자형제가 더 많은 가정 출신이었다. 자녀는 조사대상의 10명이 2명을 두었다.
『오늘을 있게한 근본 성취동기는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부분 『부모님의 지지』와 『자신의 성실하고 열심인 성격』을 꼽았다. 『남편의 지지』를 꼽은 경우는 2명. 『이 아이를 이다음에 「다윗」과 「솔로몬」처럼 지혜롭게 일할 일꾼으로 키워주소서』하는 어머님의 기도라고 술회한 경우도 있다.
『결혼을 한후에 여성이 가진 능력을 발휘하고 성장하는 것은 아내를 이해하고 협조적이고 적극적으로 지지해주는 남편의 역할이 크다』는 것에 대부분 적극적으로 동의했다.
전문직을 가진 어머니에 대한 자녀들의 태도는 『긍정적이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 『일하는 엄마, 바쁜 엄마, 공부 많이하는 유명한 엄마』가 자녀들의 눈에 비친 어머니였다.
조사대상 전원이 『교수직에 만족한다』고 얘기했으나 작업에서의 갈등 또한 적지 않았다. 『슈퍼우먼』이란 지칭에 『상당한 부담을 느낀다』는 경우도 있었다. 『더 좋은 논문을 쓰고 싶은데 여건이 힘들다』 『교수직업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등.
본인이 생각하는 다역할의 우선순위를 묻는 질문에는 대부분 교수직-어머니-아내의 순이었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고 전문직을 원하는 여성의 숫자도 자연 늘어남에 따라 미래사회에서의 여성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관심과 연구열이 전세계적으로 높아가고 있다.
지난 72년5월 미국 뉴욕의 과학 아카데미는 『성공한 여성들』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갖고 12명의 사례및 그들의 생육사를 분석하여 여성 성공의 요인들을 정리한 『여성과 성공』이란 책을 냈다.
『성공』의 정의는 스스로 선택한 전문분야에서 기쁘게 정진하면서 동료들로부터 우수성을 인정받은 여성으로 결혼하여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경우로 했다.
그 결과는 한국의 경우와 거의 비슷했는데 아직까지의 통념과는 달리 여성이 전문직에 정진하는데 결혼생활이 방해요인이기 보다는 오히려 결혼생활이 주는 기쁨과 흥분이 직장생활을 더욱 안정되고 활기있게 해주는 것이었다고 이교수는 얘기한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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