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의원 6명 내주 탈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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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의원 6명이 7월 초 탈당키로 했다.

이부영(李富榮).이우재(李佑宰).김부겸(金富謙).안영근(安泳根).김영춘(金榮春).김홍신(金洪信)의원 등이다. 이들은 29일 서울 시내 모 음식점에서 밤샘 모임을 열고 탈당을 기정사실화했다.

김부겸 의원은 모임 뒤 "오늘부터 각자가 갖고 있는 구상이나 처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나누기로 했다"며 "당에 누를 끼치지 않게 너무 빠르지도, 늦지도 않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탈당 시점은 재야쪽 신당 흐름과 맞추기 위해 당초 결행일로 잡았던 2일보다 다소 늦췄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한 참석 의원은 "대략 8.9일 무렵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재야 쪽에선 함세웅(咸世雄)신부, 박형규(朴炯圭)목사, 이돈명(李敦明)변호사와 한국사회민주당의 장기표(張琪杓)대표 등이 합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측 신당추진 세력들과 함께 하는 시기에 대해서도 논의한 듯하다. 安의원은 "김근태 의원 등과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신당을 만들 것"이라고 했고, 또 다른 의원은 "민주당 신주류 등과 정기국회 전에 교섭단체를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전국구인 김홍신 의원의 탈당 시기는 유동적이다. 나머지 5명의 의원은 "당에 누가 된다"고 함께 탈당할 것을 권유하고 있으나 金의원은 "개인적 이유"를 내세워 늦게 탈당할 뜻을 비췄다.

탈당파로 분류됐던 서상섭(徐相燮)의원은 이날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당 내에서 개혁을 추진하겠다"며 잔류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으로 최병렬(崔秉烈)대표는 이날 오후까지 이부영.이우재.김영춘 의원을 만나 설득에 나섰다. 그러나 결심을 꺾진 못했다. 崔대표는 만남 뒤 "이들이 전국정당을 만들겠다는 고뇌에서 탈당을 결심한 것으로 보였다"며 "그럼에도 지역구 당원들과 인간적 관계를 고민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들의 탈당을 지켜보는 당내의 시선은 착잡하다. 이들 중 일부가 당내 주류 세력이었다는 점에서다. 특히 이부영 의원은 1997년 대선 직전 합류해 2000년 총선 때까지 원내총무로서 이회창(李會昌)총재와 함께 당을 주도하면서 16대 총선 공천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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