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헤어스타일 딱 세번 바꿔 … 각오 인정해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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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원(왼쪽)과 천정배 국민회의 창당추진위원장이 28일 정치 혁신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토론회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축사에서 “여야 양당 정당의 기득권을 타파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상선 기자]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28일 송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성 권력이나 학벌·스펙 등이 다듬어진 보석보다 묻혀 있는 원석·낭중지추(囊中之錐·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두드러지는 사람)를 찾아 미래 세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1월 10일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인재 영입을 본격 진행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석보다는 낭중지추 인재 영입”
극장 통째 빌려 ‘내부자들’ 관람

 측근 문병호 의원은 “경제전문가가 영입 1순위”라며 “존경받는 기업인을 포함해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를 찾아 기존 세력과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 측은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에 대한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안 의원은 “나부터 공천 기득권을 누리지 않겠다. 신진 인사들이 불이익 없이 현역 의원과 경쟁하도록 ‘신진 예비후보자 지원센터’를 만들어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전신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의원 규모도 중요하지만 기존 정당과 차별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도 했다. 다음은 주요 문답.

 -문재인 대표도 인재 영입을 중도로 확장하고 있다.

 “영입 경쟁이 시작됐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한 일이다. 경쟁을 통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장기적으론 39세 이하 분들을 영입해 현역 의원의 경쟁 상대를 키우고 싶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비판하는데.

 “(신당을) 비판 안 하면 오히려 나쁜 징조다. (그들은) 위협이 될 때만 나서기 때문이다. 우리끼리 ‘새누리당이 (신당에 대해) 모호하다고 하겠지’라고 예측했는데 정확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8년간 젊은 세대가 ‘헬조선’이라고 하는 환경을 만든 데 대해 석고대죄해야 한다.”

 -선거구 획정이 안 되고 있는데.

 “거대 양당이 지지율보다 많은 의석을 가져가는 소선거구제를 바꿔야 한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나 중선거구제를 논의해야 다당제가 가능해진다.”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 외에 부산·광주 출마설도 나온다.

 “처음 듣는 얘기다. 현재로선 지역구를 바꿀 생각이 없다.”

 -내년 4월 총선 목표는.

 “100석은 목표가 아니라 마지노선이다. 새누리당이 200석을 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탈당 후 2주가 지났는데.

 “다섯 살 이후 헤어스타일을 바꾼 게 딱 세 번이다. 중학교 들어갈 때와 군 입대 때 머리를 밀었다. 그리고 지난주 바꿨으니 각오가 그만큼 대단하다고 인정해 달라.”

 이날 간담회는 서울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열렸다. 안 의원은 저녁엔 여의도CGV 1관(102석)을 통째로 빌려 참가비 1만원씩을 받고 기자들과 영화 ‘내부자들’을 관람했다. 안 의원 측은 “한국 사회의 병폐구조를 바꾸려는 새정치와 맥락이 닿은 영화로 골랐다”고 말했다.

글=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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