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큰 손' 모셔라…해외 각국 요우커 유치전 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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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큰 손’을 모셔라.” 한국이 메르스로 주춤하는 사이, 세계 각국이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관광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612만명이었다. 중국인이 해외 여행지로 방문하는 국가 중 1위가 바로 한국이었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 이후 이 수치가 반토막(49.6% 감소) 났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폭증했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240만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10월까지만 428만이 방문해 올해 전체 추산 5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을 방문한 중국인 여행자 수도 219만 명으로 2007년 40만 명에 비해 5배 이상 늘었다.

해외에선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은 올해 1월부터 중국 개인 여행 비자의 기한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했다. 또 내년부터는 소비세 환급기준을 5만원으로 낮춘다. 현재 중국인 5인 이상 단체 여행자에게 ‘15일 내 비자 면제’ 혜택을 주고있는 러시아는 앞으로 ‘3인 이상’, ‘21일 이내’로 조건을 완화할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은 내년을 ‘중ㆍ미 방문의 해’로 정해 상호 방문을 확대키로 했다. 호주는 내년부터 중국인에게 10년 기한의 복수 비자를 내주고, 해마다 5000명에게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발급한다.

해외에서 중국인 관광객 모시기에 안간힘을 쓰는 이유는 중국인 1인이 쓰고 가는 액수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인이 미국에서 소비한 금액은 1인당 7만 위안(1260만원)에 달했다. 대부분의 돈은 쇼핑에 지출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중국인이 우리나라에서 쓰는 돈은 1인 평균 267만원이고 이 중 162만원을 쇼핑에 지출했다. 금융연구원은 "중국인의 과도한 해외 소비로 인해 중국 내에서 외화 유출과 국내 소비 시장 침체 등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중국 정부의 방어전도 치열해 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중국인의 해외 소비를 막기 위해 내년 1월부터 고급 소비재를 포함한 787개 품목의 수입관세를 인하한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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