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임신 피하라” 경고령…‘지카 바이러스’ 확산에 소두증 신생아 사망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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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소두증 신생아의 모습.

 

“임신을 피하라.”

브라질 보건당국이 모기를 매개체로 한 지카(Zika) 바이러스가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면서 비상에 걸렸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돼 두뇌가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소두증 신생아 출생이 늘면서 보건당국이 가임기 여성들에게 “임신을 가급적 미루라”고 경고령까지 내렸다고 CNN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올해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는 20개 주에서 2400명이 발생, 지난해 147명에서 폭증했다. 지카 바이러스로 인한 소두증으로 사망한 아기는 29명으로 추정된다.

지카 바이러스는 ‘이집트 숲 모기’(Aedes Aegypti)가 옮기며 고열, 근육통에 붉은 반점 이 피부에 나타나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특히 임신 초기 임신부가 감염되면 태아의 두뇌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소두증 신생아를 출산할 위험이 있다고 한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주로 북동부 지역에서 보고됐으나 최근들어선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등 대도시로까지 확산 중이어서 브라질 전역이 공포에 휩싸였다고 CNN은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범아메리카보건기구(PAHO)는 브라질과 라틴아메리카 각국에 지카 바이러스 경계령을 내린 상태다.

지카 바이러스가 처음 학계에 보고된 것은 1940년대다. 우간다 등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발생했으나 이후 남태평양, 아시아를 거쳐 최근 라틴아메리카로 확산됐다. 보건당국은 지난 2014년 월드컵 기간 브라질을 방문한 남태평양 관광객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는 브라질 정부는 극도로 긴장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 박멸을 위해 26만6000여명의 방역 요원들로 특별조사단을 구성, 내년 1월 말까지 전국의 모든 시설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브라질 언론들이 보도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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