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허리 휘게 하는 '세금 먹는 하마' 정부, 부실 지방공기업 뿌리 뽑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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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경영효율에 따라 공기업의 운명이 바뀌게 됐다. 공기업도 고객은 당연히 국민이다.
국민에 대한 서비스의 질과 경영의 효율화만이 지속 가능한 경영을 보장하게 됐다.
그동안 ‘세금 먹는 하마’로 불리며 국민의 세금을 이자로 탕진하던 공기업은 조만간 사라지게 될 전망이다.

자본잠식?부채비율 높을 땐 ?해산?
경영 혁신 등 경쟁력 강화 기대
인천도시공사?가스안전공사 등
성과 내는 공기업도 있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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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자치부는 지난 21일 부실한 지방공기업을 퇴출할 수 있는 지방공기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앞으로 부채비율이 400%를 넘거나 완전 자본잠식 또는 2회계연도 연속 50% 이상 자본잠식상태에 있는 지방공기업은 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행정자치부장관이 해산요구 할 수 있게 됐다.

부채상환능력이 없는 공기업에 대해 지방공기업정책위원회에서 사업전망이 없고 설립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심의하면 행정자치부장관은 해당 기관의 해산을 요구하게 된다. 해산요구를 받은 지방자치단체장, 지방공사의 사장 및 지방공단의 이사장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지체 없이 이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 지방공기업법 개정안의 골자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지방재정의 큰 부담으로 작용해온 부실 지방공기업의 신속한 정리가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경영성과가 좋은 공기업은 경영평가 등급에 따른 성과급을 받고 있다. 향후 공기업의 경영은 혁신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지속가능한 경영혁신시스템 구축이 우선되며, 급변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조직의 경쟁력 강화가 관건이다.

최근에는 민간기업 뿐만 아니라 정부 및 공공기관도 책임성과 투명성을 위해 국민에게 행정·경영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지하철·택지개발·공공시설운영 등 주민생활서비스 제공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지방공기업 또한 개별기업의 경영정보를 통합해 공시한다. 지방공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자극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공기업은 사회공공의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투자해 소유권을 갖거나 통제권을 행사하는 기업이다. 공공성이 중요시 되던 공기업도 사기업과 마찬가지로 대국민 서비스를 통한 수익성을 우선하게 됐다. 2016년에도 공기업의 생존을 건 경영혁신 사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가운데 일부 공기업들은 눈에 띄는 경영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인천도시공사는 내년 경영목표를 ‘핵심사업 성장 동력화 및 미래사업 발굴을 통한 인천가치 재창조’로 정했다. 인천도시공사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흑자경영과 창립 이래 최대 부채상환을 앞두고 있다. 올해 유동성 개선 및 구축을 위한 자구노력을 통해 당초 목표를 146% 초과한 7814억원의 부채감축을 달성했다. 부채비율은 행정자치부에서 정한 290%보다 39% 감소한 251%로 집계돼 경영정상화 에 더 빨리 접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인천도시공사는 공격적인 경영혁신과 공익가치 창출을 위한 사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차질 없는 부채감축계획 이행을 통한 재정건전화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혁신 추진 ▶핵심사업 정상화 및 신규 사업 추진 ▶시민과 함께 하는 공기업 역할 확대 등 세부 4대 경영전략을 정했다.

가스안전공사는 LP가스사고를 예방하고 서민층의 생활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계속된 ‘서민층 가스시설 개선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서민층 LP가스 고무호스 시설을 안전한 금속배관으로 무료 교체하는 것이다. 서민가구 40만2000여 가구의 시설을 개선해 LP가스 사고를 17.5% 감소시켰다. 가스안전공사는 2008년부터 8만8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타이머콕 보급사업을 진행했다. 올해는 계획 대비 44%를 초과한 5만5000 가구에 타이머콕 보급을 완료했다.

농협은 올해 대외마케팅사업으로 지난해보다 750억원 많은 4000억원어치의 농산물을 판매했다. 특히 딸기·참외·수박·복숭아가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딸기는 전년 대비 104억원 많은 353억원어치가 판매됐다. 참외는 102억원 늘어난 321억원어치를 공급했으며, 수박 판매 실적은 309억원으로 107억원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 성장 요인으로는 ▶유통업체 구매정책 변화에 대응해 계절과일 공급 확대 ▶유통업체별 신규 품목 공급 확대 및 업체 전담팀 설립을 통해 맞춤형 공급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농산물 특판전 등 차별화된 프로모션 추진 등이 꼽혔다.

송덕순 객원기자  song.deoks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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