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자동차…젊은 세일즈맨이 안보인다

미주중앙

입력

밀레니얼(millennial:25~34세)의 영업 직종 기피 현상으로 보험, 자동차, 융자, 소프트웨어 판매 등의 업종에서 젊은 영업 직원 찾기가 쉽지 않아 업체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비단 한인사회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주류사회에서도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한인 보험업계의 경우, 현장에서 발로 뛰는 세일즈맨의 평균나이는 40대 초반에 이른다. 더구나 25~34세의 밀레니얼 직원들은 거의 전무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

천하보험의 황성락 마케팅 부사장은 "보험 외판이라는 게 어느 정도 인맥이 쌓여 있어야만 영업을 할 수 있는 직종"이라며 "인맥을 구축할 시간이 없는 밀레니얼들에게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캘코보험의 진철희 대표 역시 "보험 세일즈에 입문했다가도 아는 사람도 적고 경험도 부족해서 실적을 올리지 못해 자진해서 관두는 젊은 친구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자동차딜러 역시 젊은 직원의 구인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업무시간이 길고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도 근무해야 하는데다 고객의 요구에 능숙하게 대처하는 법을 몰라서 어려워하는 젊은 직원들이 꽤 있었다"며 "젊은 직원들이 오래 버티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영업 직종에서 젊은층 구하기가 힘든 것은 밀레니얼들이 영업 직종을 3D 직종처럼 인식해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 일해야 하고 고객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게 쉽지 않은 데다 어느 정도 실적을 내려면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이 시간을 견뎌내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잡코리아USA 브랜든 이 대표는 "LA한인타운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업체들은 영업직(sales)과 회계(accounting) 업무를 할 사람을 많이 찾고 있다"며 "하지만 젊은층은 영업직에 크게 매력을 못 느껴서 그런지 지원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밀레니얼은 주로 마케팅이나 내근직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세일즈&마케팅 또는 세일즈 서포트라는 다른 이름을 빌려서 구인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같은 현상은 주류사회도 마찬가지다. 보험사인 하트포드그룹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밀레니얼들은 보험에이전트는 물론 클레임 조정사와 감정사 등 보험 직종에 큰 관심이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더 심해, 보험업종을 기피한다는 여성 응답비율은 남성보다 10%포인트 높은 78%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처럼 밀레니얼들의 영업직 기피 현상으로 영업 업무가 많은 한인사회 경제구조 특성상 10년 뒤가 위험하다는 것. 현재 영업직에 종사하고 있는 인력들이 은퇴하면 그 뒤를 받쳐줄 인력이 없어 영업 위주 업체의 붕괴 현상마저 우려된다.

한 소프트웨어 업체의 인사관리자는 세일즈 분야에서 젊은층 인력을 구하지 못해 경력직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도 부족해서 기업이 원하는 영업 활동을 100%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현재 영업인력들도 언젠가는 이직하거나 은퇴할 것이 명확하기 때문에 대체 노동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향후 업체 매출에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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