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소년장군 게임에 빠진 북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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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장군 애니메이션

요즘 북한의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소년장군(Boy General)’이라는 모바일 게임에 푹 빠져 있다고 중국 환구망(環球網)이 10일 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수백만 명에 달하는 북한의 휴대전화 이용자들이 앱을 다운받아 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고구려 시대 ‘쇠메(쇠망치)’라는 소년 장군이 주변 오랑캐들의 침략을 다양한 방법으로 격퇴하는 내용이다. 게임 화면은 스웨덴의 게임회사 ‘모장(Mojang)’의 대표 게임인 ‘마인크래프트’와 비슷하다. 이 장군이 김정은을 지칭하고 있지는 않지만 김이 미국의 침략을 물리치는 함의를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소년장군은 북한이 지난해 제작한 어린이용 만화 영화의 이름이다. 북한의 휴대전화 이용자는 11월 말 현재 300여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북한 TV는 대부분 체제 선전 홍보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어 이 게임이 휴대전화 사용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는 북한 TV에 대한 새로운 도전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까지 북한에서는 모바일 장기 게임이나 러시아 블록 게임이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북한 당국이 게임 분야에 대한 단속을 풀면서 ‘탱크대전’ ‘분노의 참새’ 등 전쟁과 모험을 다룬 서구식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112 긴급 전화를 통해 날씨 정보도 제공하고 있고 200여 개의 유료 컬러링 서비스도 등장했다.

AP통신은 북한이 최근 휴대전화 사용 통제를 완화하면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북한 사회의 개방을 이끄는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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