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최병렬號 출범] 전당대회장 개표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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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는 그야말로 피 말리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개표는 오전 11시까지 서청원(徐淸源) 후보가 최병렬 후보에게 5백, 6백표 앞서갔다. 우편투표에서도 徐후보가 앞섰다. 하지만 이후 부산.경남 등지의 투표함이 열리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위원장의 성향에 따라 몰표도 쏟아졌다.

경남 사천은 崔후보 표가 80% 이상 나왔고 진해 쪽은 徐후보 표가 다수였다. 강재섭(姜在涉) 후보의 지지기반인 경북 지역에서도 예상 외로 崔후보 쪽에 표가 쏟아졌다. 개표장 주변에선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쏠림 현상이 막판 있었다"는 말이 나왔다.

낮 12시엔 崔후보가 2천6백표 정도 앞섰다. 徐후보 측은 "충남.충북.호남 등에서 몰표가 나올 것"이라며 역전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 오후 들어 충북.호남 지역을 개표함에 따라 둘의 표차는 줄어드는 듯했다. 개표장 주변에선 "모르겠다", "합산해 봐야 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다 2시쯤 투표함이 모두 열리자 崔후보 측은 밝은 표정으로 "2천표 내외의 승리"를 전한 반면 徐후보 측은 굳은 얼굴이었다.

○…서울 지역 한 지구당의 투표함을 놓고 '무효'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지구당의 투표함에서 나온 투표용지들에 선관위가 공인한 '사람 인(人)'자가 새겨진 기표 도구가 아닌 다른 기표 도구가 사용됐기 때문이었다.

이에 선관위가 해당 지구당 사무국장을 불러 "다른 도구를 사용해도 무방한 걸로 착각했다"는 해명과 함께 경위서까지 받는 소동 뒤에야 개표를 허용했다.

○…한나라당 최병렬 당선자는 원고에 없는 말을 했다. "가시밭길을 헤쳐가기 위해 저 한 몸, 필요하다면 생명까지 바치겠다"고 외쳤다. 이어 "총선에서 이겨 우리 가운데 젊고 능력 있고 유능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함께 만들자"며 "통일을 책임지는 대통령,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 2007년 우리 광화문에서 새 대통령을 에워싸고 애국가를 부르면서 울면서 불면서 청와대로 함께 가자"고 했다.

모든 후보는 崔후보의 당선을 축하했다. 불과 2% 차로 진 서청원 후보는 "崔후보가 말한 당의 개혁과 정권의 정말 잘못된 시시비비를 강하게 가려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강갑생.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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