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탄 채 등본 발급 … 광주서 전국 첫 ‘드라이브 스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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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산구 첨단2동주민센터를 찾은 주민이 차에 탄 채 민원서류를 발급받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햄버거나 커피 전문점에서 볼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주문한 음식이나 커피를 받을 수 있는 승차 구매시스템이 동주민센터에도 등장했다.

첨단2동 주차난 해소 위해 도입
58종 민원 빠르면 3분 안에 발급

 광주광역시 광산구 첨단2동주민센터는 8일 “차에 탄 채 민원 서류를 발급받는 ‘드라이브 스루 민원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드라이브 스루 시설이 패스트푸드점이나 커피 전문점, 대형마트 등 상업 시설이 아닌 행정기관에 설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첨단2동주민센터 주차장 출구에 설치된 승차 민원부스에서는 총 58종의 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다. 차량을 운전해 주민센터 주차장에 진입한 뒤 담당 공무원이 대기 중인 부스 앞에 차량을 세우고 필요한 서류를 요청하면 된다. 민원인은 차에 탄 채 신분증을 제시하고 주민등록등본이나 인감증명서·가족관계증명서 등을 발급받은 뒤 그대로 차량을 운전해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방식이다. 이 서비스는 주중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차량 운전자나 동승자 등 부스를 찾은 본인과 관련된 서류들만 발급받을 수 있다.

 승차 민원부스는 좁은 주차장을 돌며 빈 공간을 찾아 주차한 뒤 주민센터에 들어가서 또다시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도입됐다. 그동안 차량을 타고 첨단2동주민센터를 찾는 민원인은 주차 후 순번 대기표를 받고 민원 서류를 발급받기까지 15~30분이 걸렸다.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이용하면 짧게는 3분 안에 민원 서류 발급이 가능하다고 동주민센터 측은 설명했다.

 아이디어는 지난해 9월 해당 주민센터로 발령난 유대원(37·행정 6급) 총괄팀장이 냈다. 유 팀장은 총 16면에 불과한 주민센터의 협소한 주차시설 때문에 민원인들이 불편을 느끼는 모습을 보고 이 시스템을 제안했다.

 제안을 받은 광산구와 첨단2동주민센터는 예산 3000만원을 들여 드라이브 스루 시설을 설치했다. 주차 문제만 해결되면 오랫동안 대기할 필요가 없는 단순 민원이 하루 평균 500여 건에 달한다는 점에 착안해서다. 이계두 첨단2동장은 “신속한 서류 발급을 통해 민원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비좁은 주차장 문제도 해결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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