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이패드 샀는데 물병이… 중고거래 사기친 30대 남성 구속

중앙일보

입력

 ‘아이패드 싸게 팔아요. 카메라 시세보다 저렴하게 판매합니다.’

인터넷 카페 중고나라에 있지도 않은 전자제품을 싸게 판다고 속여 돈만 받고 도주한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 상습적으로 카메라나 태블릿PC등을 판매한다고 속인 후 돈을 받고 잠적한 혐의(사기)로 김모(31)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2년 5월부터 지난달 24일까지 ‘중고나라’에 거짓 판매 글을 올려 171명에게서 3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사기가 아닌지, 물건이 실제로 오는지 의심하는 구매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택배 상자의 송장번호를 찍어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믿고 돈을 보낸 피해자들이 실제로 받은 것은 아이패드가 아니라 500ml 물병이나 공책이었다.

사기를 친 후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며 김씨는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도피생활을 했다. 서울이나 강원도 등의 PC방 등을 떠돌며 판매 글을 올리고 돈이 입금되면 잠적한 뒤 전화번호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경찰의 추적을 피해왔다. 또 수배자가 아닌 동거녀 박모씨의 휴대폰을 사용하기도 했다. 김씨는 또 도주 과정에서 동거녀인 박모씨에게 명문대를 졸업한 직장인이라고 속여 결혼하자고 하며 2억원을 빌렸다가 갚지 않아 고소를 당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중고거래 규모가 연간 10조원 규모이고 중고 거래 과정에서 사기를 당했다는 신고가 하루 100여건씩 들어온다“며 ”거래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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