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초대석] ㈜세중 천신일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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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세중의 천신일 회장(60)과 여행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그는 1982년 ㈜세중을 설립, 대표적인 여행업체로 키웠다. '세중을 통하면 어떤 비행기표라도 구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여행업계에서의 입지는 단단하다.

그런 천회장이 이순(耳順)의 나이에 정보기술(IT)산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속내는 뭘까.

천회장은 세중게임박스를 설립해 마이크로소프트의 비디오 게임 'X박스'판매에 나서더니, 최근 소프트웨어 업체 나모인터랙티브까지 인수했다.

그는 "이제 IT와 함께 하지 않는 사업은 발전하기 어렵다"고 이유를 말했다. 이 때문에 여행사인 세중도 최첨단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한 번의 클릭으로 편리하고 다양한 여행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세중나모인터랙티브 대표로서 천회장은 "대표 상품인 홈페이지 제작 소프트웨어 웹에디터의 해외수출도 강화하는 한편 게임타이틀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나모는 사업목적에 게임프로그램 제작.유통을 추가했다.

비디오 게임기 X박스의 시장확대도 그의 주 관심사다. 아직 판매 대수 면에서 일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PS2)에 열세이기 때문이다.

천회장은 "게임기 후발주자이지만 이미 X박스용 게임타이틀을 50개 넘게 출시했다"며 "노래방 기능을 갖춘 X박스 뮤직믹서와 온라인 비디오게임 'X박스 라이브'를 하반기에 선보이면 PS2와 경쟁할만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세중은 미 본사와 협의해 X박스 전용 게임방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그의 장기적인 목표는 다양한 콘텐츠의 확보다. 천회장은 "우리나라의 IT인프라는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콘텐츠는 아직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세계에 자랑할 만한 콘텐츠를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회장은 현재 모기업인 ㈜세중을 비롯해 세중여행.세중엔지니어링.세중 컨설팅 등 11개 업체를 이끌고 있다.

천회장은 "앞으로 세중의 기업들을 ▶젊은 사람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회사 ▶주주들이 투자하고 싶어하는 회사▶다른 기업이 거래하고 싶은 회사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며 "이익이 나면 임직원.주주.회사가 3분의1씩 나눠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천회장은 삼성그룹의 고(故)이병철 회장과 각별한 사이였고 현 이건희 회장과도 친밀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최초의 돌 박물관을 운영하기도 하는 천회장은 지난해 문화사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현재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으로 명예 레슬링 9단이기도 하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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