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인재 양성' 첫 결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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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정법대를 졸업한 뒤 한국에서 2년간 국제법 공부를 해온 자잉(賈潁.27.여)은 고국에서 변호사로 활약할 꿈에 부풀어 있다. 베트남 국립대에서 법률을 가르치게 될 구엔 디 빅 딥(28.여)도 한국에서 2년간 공부에 파묻혀 지내왔다.

이들 모두는 25일 석사학위를 받고 국제법률경영대학원(www.tlbu.ac.kr) 1기 졸업생이 된다.

이 대학원은 외교관 출신으로 고려대 법대 교수와 학장을 역임했던 유병화(柳炳華.57)총장이 만든 로스쿨이다. 이번에 석사학위를 받는 학생들은 캄보디아.인도네시아.미얀마 등 아시아 6개국 33명. 柳총장은 "아시아 장래 지도자들을 제자로 삼게 됐다"며 대견스러워했다.

그가 대학원 설립을 구상한 것은 1970년대 말이다. 외교관 시절 아시아 각국이 세계 무대에서 힘을 합치기는커녕 반목을 일삼는 데 아쉬워해 왔다.

하지만 이 그림은 대학원이 생기기 전만 해도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 대학원을 세우겠다고 뛰어다닐 때는 주변에서 "괜한 일 벌인다"며 말리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땅을 매입하고, 도로를 내고, 건물을 세우고…. 모든 일이 柳총장의 손을 거쳐 이뤄졌다.

미국 유명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도 아시아 지도자를 키우겠다는 柳총장의 포부에 반해 교수로 나섰다. 우여곡절 끝에 대학원은 교육인적자원부의 인가를 받아 2001년 3월 개교했다. 한해 교육비만 15억원이 넘지만 그 돈은 영어 캠프 운영이나 기업의 기부금 등으로 충당해왔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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