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구직 '하늘의 별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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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예요."

지난 21일 전남대 학생회관 앞에서 만난 崔모(23)씨는 답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한달 전부터 아르바이트를 구하다 최근 광주종합고용안정센터(062-419-8017)에 '청소년 직장체험 프로그램(연수지원제)' 참가 신청서를 냈다.

노동부가 실시하는 연수지원제는 18~30세 청년들의 직장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관공서.대기업 등에서 2~6개월간 하루 4시간씩 근무하는 것. 중식.교통비 명목으로 월 30만원의 수당이 지급된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일반 아르바이트를 구하기가 어렵자 연수지원제로 대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진로 탐색에 도움이 되는데다 하루 4시간만 근무하고 수당을 받아 효과적으로 방학을 이용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많은 학생들의 신청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서관리 전산화 등에 따라 관공서의 요청인원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연수지원제를 신청한 학생은 올들어 2천8백여명. 여름방학 중 참가를 희망한 대학생만 1천여명에 이르며 매일 신청자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확보된 관공서.대기업의 일자리는 신청자의 절반수준인 5백개 뿐이다.

광주종합고용안정센터측은 다음주 중 추가로 1백70곳의 공공기관에 연수지원제 도입을 요청키로 했으나 직종, 출.퇴근시간 등으로 인해 학생들이 체험기회를 잡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아르바이트는 더욱 구하기가 어렵다. 대학들에 알선 의뢰가 오는 직종은 주로 학원강사.식당 종업원.영업사원.주차원.PC방관리 등 다양하지만 극소수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과외교습은 대학마다 1천명 이상이 학교 홈페이지 등을 통해 구하고 있으나 알선 의뢰건수는 방학 중에도 3~4건이 고작이다.

광주 모 대학 관계자는 "학교재정 긴축운영으로 대학 자체적으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마련하기도 어려워 학생 스스로 뛸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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