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김세영 블루베이 LPGA 접전 끝 시즌 3승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김세영 사진=롯데 제공]

 
김세영(22·미래에셋)이 시즌 3승에 성공했다.

김세영은 1일 중국 하이난섬 지안 레이크 블루베이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블루 베이 LPGA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로 2타를 줄이며 2언더파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홀에서 극적인 버디를 낚은 김세영은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캔디 쿵(대만), 킴 카프만(미국)을 1타 차로 따돌렸다. 김세영은 바하마 클래식과 롯데 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3승째를 챙겼다.

3라운드와는 전혀 다른 컨디션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펼쳤다. 오전에 내린 소나기 덕분에 딱딱했던 그린은 부드러워졌고, 바람은 잔잔해졌다.

챔피언 조의 마지막 18번 홀(파5). 김세영을 포함해 4명이 1언더파로 동타를 이뤘다. 세 번째 샷을 가장 먼저한 김세영이 핀 2m 거리에 잘 붙이며 상대를 압박했다. 루이스는 세 번째 샷을 잘 붙이지 못해 우승 경쟁에서 먼저 탈락했다. 2008년 우승 후 7년 만에 우승을 노렸던 캔디 쿵은 김세영과 비슷한 거리에 공을 보냈다.

2.5m 정도로 김세영보다 거리가 조금 멀었던 캔디 쿵이 먼저 퍼트를 했다. 캔디 쿵은 긴장감을 풀기 위해 웃음을 지어 보였지만 결국 퍼트는 홀컵을 스치며 오른쪽으로 빗나갔다. 17번 홀에서 1m 버디 퍼트를 놓쳤던 캔디 쿵이다.

김세영은 평소처럼 과감했다. 퍼트도 드라이버처럼 공격적으로 치는 김세영은 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앞두고 캔디 쿵과는 다르게 침착했다. 김세영의 퍼터를 떠난 공은 홀컵으로 쏙 빨려 들어갔다. 우승은 확정 지은 김세영은 그린에 무릎을 그대로 꿇었고, 두 주먹을 쥐고 환호했다.

‘역전의 여왕’으로 불리는 김세영은 후반 들어 힘을 냈다. 김세영은 10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왼쪽 물에 빠뜨렸지만 10야드 이상 거리에서 시도한 칩샷이 그대로 홀컵에 들어가면서 타수를 잃지 않았다. 가장 어려운 10번 홀에서 워터 해저드에 빠지고도 타수를 잃지 않은 건 좋은 징조였다. 395야드의 13번 홀(파4)에서 행운도 따랐다.

김세영의 호쾌한 드라이버 티샷이 카트 길을 맞고 튀면서 거리상으로 이득을 봤다. 김세영은 다른 선수보다 60야드 이상 앞에서 세컨드 샷을 했고, 2m 내에 세번 샷을 붙이며 이날 두 번째 버디를 낚고 언더파로 올라섰다. 또 파5 14번 홀에서는 3온에 성공한 뒤 까다로운 3.5m 버디를 낚으며 2언더파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다. 하지만 17번 홀에서 3퍼트로 한 타를 까먹었다.

우승 경쟁 상대는 올 시즌 준우승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는 루이스다. 올해 1승도 거두지 못한 루이스는 한국 선수들에게 번번이 역전패를 헌납하며 무승 침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루이스의 좋은 흐름은 13번 홀 3퍼트 보기 이후 깨졌다. 얼굴이 붉어진 루이스는 이후 퍼트를 잇따라 실패하며 우승 기회도 놓쳤다.

공격적인 10번 홀 칩샷이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김세영은 "올 시즌 3승을 목표로 했는데 이뤘다. 내가 좋아하는 코스라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마지막 퍼트를 앞두고 굉장히 긴장했고 가슴 뛰는 소리까지 들렸다. 믿어지지 않는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시 1타 차로 무릎을 꿇은 루이스는 올 시즌만 2위만 6번을 했다. 3위도 3차례나 기록하는 등 징크스를 끊어내지 못했다. 캔디 쿵도 포틀랜드 클래식 이후 올해 2번째 준우승을 했다.

리디아 고(캘러웨이)와 이일희(볼빅)가 4오버파 공동 8위에 올랐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