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호주 사투리는 술주정뱅이 말에서 유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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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처음 간 사람들은 특유의 사투리나 발음 때문에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호주 사람들은 바비큐(barbecue)를 ‘바비’(barbie)라고 하거나 애프터눈(afternoon) 대신 ‘아보’(arvo)라고 말한다. 모음을 길게 발음하고 자음을 짧게 혹은 거의 발음하지 않는 것도 호주 영어의 특징.

미국 CNN방송은 30일(현지시간) 이런 호주영어의 특징은 술주정뱅이 말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한 대학 강사의 이론을 소개했다.

호주 멜버른 빅토리아대의 웅변강사 딘 프렌클은 호주 인터넷 신문 ‘디 에이지’에 기고한 글에서 “휴 잭맨, 케이트 블란쳇 등 호주 출신 배우들이 할리우드에서 유명해지면서 호주영어의 독특한 악센트나 발음이 널리 알려졌는데 이는 술에 취해 ‘혀가 꼬부라진’ 발음에서 기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렌클은 “호주에 처음 온 선조들은 늘 함께 술을 마시며 취한 상태로 대화를 나눴는데 이런 술주정뱅이 말이 호주만의 독특한 발음법으로 정착한 것”이라며 “200여년 동안 세대를 거치면서 술주정뱅이 영어를 듣고 자란 세대가 자식들에게 같은 발음을 가르치면서 이어져 내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 사람들의 의사소통능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프렌클은 “호주 사회 모든 영역에서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이는 매년 수조 달러의 사회적 비용을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다른 전문가들은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인기 TV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언어를 개발한 언어학자 데이비드 J 패터슨은 프렌클의 이론에 대해 “한 마디로 쓰레기 같은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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