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도 전문경영인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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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창업주(대주주)=대표이사'체제가 일반적이던 정보기술(IT)업계에서 최근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회사 규모가 일정 수준에 이르자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창업주들이 스스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전문화하고 있는 것이다.

게임 포털사이트인 넷마블의 창업주 방준혁(35) 사장은 지난 20일 노병렬(44) 부사장에게 대표이사직을 넘겨주고 자신은 서비스 기획담당 이사로 경영에서 한발 물러섰다.

방 전사장은 엔터테인먼트 지주회사인 플래너스를 인수하며 30대에 시가총액 1천억원대의 갑부 대열에 올라선 인물이다.

방 전사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넷마블이 정상궤도에 오르면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겠다고 했던 약속을 이번에 지킨 것일 뿐"이라면서 "앞으로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인 신규 서비스 개발 등에 역량을 집중해 넷마블을 종합 포털업체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신임 노병렬 사장은 일본과 한국 후지쓰에서 14년간 게임과 인터넷 사업을 담당하다가 2001년 방사장에 의해 영입됐다.

한편 휴대전화 제조업체 어필텔레콤의 창업자 이가형(47)사장도 지난달 "회사 규모가 커지고 있어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퇴진 의사를 밝힌 뒤 현재 전문경영인을 물색하고 있다.

부가가치망(VAN) 전문업체인 KMPS의 권도균(39)대표의 경우 자신이 설립한 정보보안업체 이니텍과 전자지불서비스 업체인 이니시스의 대표이사에 각각 HP 출신의 김재근, 옥션 전 사장 이금룡씨를 차례로 영입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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