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의 모델로 뜬 앨리슨 리 “골프·공부 다 잘하고 싶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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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프로골프협회(LPGA)투어에 데뷔한 재미동포 앨리슨 리는 키 1m75?의 대형 신인이다. 명문 UCLA에서 정치사회학을 공부하는 그는 학업과 골프, 두 토끼를 다 잡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작가 고성진]

“와~. 정말 모델이 따로 없네요.”

지난해 Q스쿨 수석통과한 재미동포
솔하임컵 우승 이끌며 LPGA 스타로
UCLA서 정치학 전공 학업도 병행
“미셸 위, 학업 스케줄 조정 등 조언”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이 열린 지난 16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 오션코스. 재미동포 앨리슨 리(20·한국명 이화현)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사진 촬영을 시작하자 삼삼오오 모여든 삼촌팬(?)들이 감탄사를 쏟아냈다. 앨리슨 리는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자 곧바로 전문 모델 못지않은 포즈를 취했다. 간단한 동작으로도 자신의 매력을 한껏 드러내자 “역시 앨리슨 리” 라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LPGA 투어 신인 앨리슨 리는 최근 ‘필드의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1m75cm의 늘씬한 키와 시원시원한 이목구비가 매력 포인트다. 부모님과 할머니는 모두 한국인이지만 할아버지는 아일랜드 출신이다. 그래선지 앨리슨 리는 동양과 서양의 매력을 동시에 갖췄다. 패션 감각도 뛰어나다. 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이 ‘가장 닮고 싶은 몸매와 패션 센스의 소유자’로 앨리슨 리를 꼽을 정도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LPGA 투어에서 활동하면서 살이 너무 많이 쪘다.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며 손사래를 쳤다. 앨리슨 리는 오히려 우리말로 “도대체 어디가 예쁜가요”라고 반문했다. 그리곤 한참 있다가 자신의 매력 포인트로 머리카락을 꼽았다. 그는 “미국에서는 외모를 많이 따지지 않는다. 특별히 예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앨리슨 리는 하나은행 챔피언십을 앞두고 열린 전야제에서 베스트 드레서 상을 받았다. 한쪽 어깨를 드러낸 푸른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앨리슨 리는 “기분과 상황에 맞게 알아서 옷을 갖춰 입는다. 쇼핑을 좋아한다”고 털어 놓았다.

 미국에서도 앨리슨 리는 주목받고 있다. 남자골프 세계 1위 조던 스피스(22·미국)를 후원하는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는 여자 골퍼 중에는 앨리슨 리를 지목했다. 잠재력과 스타성을 높이 평가해 시즌 중반에 의류 계약을 마쳤다. 지난 겨울 LPGA 투어 Q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한 그는 올해 미국과 유럽의 여자골프 대항전인 솔하임컵에선 최연소 미국 대표로 뽑혀 팀 승리에 기여했다. 현재 세계랭킹은 25위.

 할머니에게 한국어를 배웠다는 앨리슨 리는 우리말로 일상 대화가 가능하다. 그는 “한국어의 80%는 알아듣는다. 말하는 것뿐 아니라 읽는 법도 할머니에게 배웠다”고 말했다.

 앨리슨 리는 또다른 재미동포 미셸 위(26)처럼 투어와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대학교(UCLA)에서 정치사회학을 전공하는 그는 지난 9월 3학년 과정을 시작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면서 학교 과제도 챙겨 왔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는 것도 중요하다. 골프와 공부를 병행하느라 남들보다 바쁘지만 그래도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2언더파 공동 40위로 대회를 마친 그는 19일 미국으로 돌아갔다. 학교 수업 때문에 앞으로 4개 대회엔 불참한다.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나 복귀할 예정이다. 그는 “미셸 위가 골프와 공부의 밸런스를 조율하는 법을 알려줬다. 학교 스케줄을 조정하는 방법도 가르쳐줬다”고 귀띔했다.

 앨리슨 리는 “골프와 학업을 병행하는 미셸 위를 닮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도 미셸 위보다 나은 게 있다. 퍼트 실력이다. 앨리슨 리는 평균 퍼트 수 29.01개(7위),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76개(6위)를 기록 중이다.

 앨리슨 리는 “어린 시절 할머니한테 겸손한 자세가 중요하다고 배웠다”며 “한국에서 순두부찌개를 맛있게 먹었다. 앞으로도 부모님 나라인 한국에 자주 오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앨리슨 리는 …

● 생년월일: 1995년 2월 26일
● 국적: 미국(한국명 이화현)
● 신장: 1m75cm
● 골프 입문: 2001년
● 프로 전향: 2014년 12월
● 취미: 쇼핑, 요리
● 장기: 퍼트
● 존경하는 선수: 안니카 소렌스탐
● 올해 성적
톱10 6회(최고 성적 킹스밀 챔피언십 3위)
상금 62만 998달러(19위)
● 주요 경력
2014년 미국 대학 최고 선수(안니카상)
2015년 LPGA Q스쿨 공동 수석,
솔하임컵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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