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굳은 신동빈 "흔들리지 않고 경영 집중…경영권 분쟁 롯데에 전혀 도움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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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은 시종일관 굳은 표정이었다.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 8월에도, 지난달 국정감사장에서도 잃지 않던 미소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는 최근 형인 신동주(61)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부친 신격호(94) 총괄회장의 위임을 받았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불거진 '2차 경영권 분쟁'에 대해 "흔들리지 않고 정상적 경영활동에 집중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12일 오전 11시 인천 중구 운서동 롯데면세점 제2통합물류센터에서 열린 '롯데면세점 상생 2020' 선포식에서다.

신 회장은 '상생선언'을 선포한 뒤 "최근 언론에 나왔던 부분에 대해 간단하게 얘기하겠다"며 경영권 분쟁에 관해 언급했다. 그는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경영 투명성 재고와 기업 구조 개선을 통해 우리 롯데그룹이 국민 여러분께 사랑받는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최근의 일(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은 이러한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신 전 부회장 측을 비판했다. 그는 "오늘은 면세점 비전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라며 "세계 1위를 향한 롯데면세점의 도전에 아낌없는 응원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했다. 신 회장은 "2020년까지 세계 1위를 달성해 '서비스업의 삼성전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입장 발표 뒤 별도로 기자들의 질의 응답을 받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지키다가 관광홍보 동영상이 상영되는 동안 행사장을 떠났다. 신 회장에게 취재진이 몰렸으나 11시 15분께 벤츠 차량을 타고 물류센터를 떠났다.

이날 신 회장은 "롯데면세점이 앞으로 5년동안 사회공헌 분야에 15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소 협력업체 동반성장펀드 200억원 조성 ^중소브랜드 매장 면적을 2배로 확장 ^중소브랜드를 육성하는 '인큐베이팅관' 운영 ^취약계층 자립을 지원하는 '언더 스탠드 에비뉴' 조성 ^관광 인프라 개선 등을 통해서다.

신 회장이 이날 인천 물류센터까지 와서 상생 선언을 한 것은 롯데면세점 소공점·잠실 월드타워점이 오는 12월 운영 특허가 모두 만료되기 때문이다. 당초 두 점포는 연 매출 총 2조6000억원에 이르는 대형점포로 재승인이 유력했지만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인천=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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