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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0억원 내놔라” 채권왕의 역습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48호 18면

‘채권왕’ 빌 그로스(71·사진) 전(前) 핌코 회장이 친정인 핌코와 핌코의 모회사 알리안츠를 상대로 2억달러(약 2323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블룸버그·AP통신의 8일(현지 시간) 보도에 따르면 그로스는 자신이 핌코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자리에서 부당하게 쫓겨났다는 내용의 소장을 최근 캘리포니아 고등법원에 접수했다. 소장에 따르면 그로스는 지난해 핌코로부터 약 2억5000만달러의 보너스를 받기로 했고 이 보너스는 대부분 하반기에 지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말 갑작스럽게 사임하게 되면서 최소 2억달러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로스는 자신이 보유한 핌코 지분과 막대한 보너스를 핌코 경영진들이 나눠갖기 위해 치밀한 각본에 의해 자신을 몰아냈다고 설명했다. 그로스의 변호를 맡은 패트리샤 글래쇼는 “핌코 경영진들의 부적절하고 비윤리적인 행위는 이제 밝혀져야 한다”며 “그로스는 승소 이후 받게 될 모든 보상금을 핌코 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로스는 1971년 핌코를 공동 창립한 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토털리턴펀드’를 운용해왔다. 토털리턴은 지난 15년간 연평균 6.22%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 자산이 한때 2250억달러(약 225조원)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까지 토털리턴펀드에서 16개월 연속 자금이 순유출되면서 위기를 겪었다. 특히 그는 독단적으로 투자를 결정해 회사 내 다른 매니저들과 수차례 갈등을 빚었다. 실적 악화에 불화까지 겹치면서 여러차례 사퇴 압박을 받아오던 그로스는 지난해 9월 43년만에 핌코를 퇴사했다. 이후 자산 운용 규모가 8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야누스캐피털그룹의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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